[기고] 일자리가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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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3년은 지금보다도 경기가 더 나빠지고 실업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그야말로 우리경제는 119가 구조 출동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인공호흡기를 끼워야 할 때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당장 죽을뿐더러, 살아도 정상으로 회복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바로 일자리창출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완화하고 임금 격차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이다.

 

현재의 일자리 창출 방안은 첫째,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 즉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그리고 어느 기업에 취업할지도 모르면서 어설픈 자격증 취득이나 스펙 쌓기로 정부지원금과 구직 청년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인간성, 사명감, 실천의지, 창의성,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다. 실제 실무 능력은 채용 기업에서 2~3개월 연수를 통한 교육이 합리적이다. 또한 법을 바꾸어 인위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려는 것도 노동계의 반발에 막혀 있다.

 

둘째, 집중성, 연계성이 없다. 실제로 청년일자리창출 관련 정책이 백화점식으로 총 14개 부처 67여개 사업으로 분산되어 있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업의 중복 및 땜질식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셋째로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동 책임의식 및 공감대 부족이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소득의 양극화, 저 출산, 사교육 등의 해결책은 모두 한 뿌리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고소득자, 정규직 등의 희생과 부담 감수를 위한 공감대 형성과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한 노력이 없다는 것, 앞장 설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일자리문제 해결에 올인 하고 있으며, 시도하려는 정책을 조금만 더 가다듬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본다.

 

공공부문일자리 만들겠다는 방안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눈덩이처럼 불어 날 멀지않은 미래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인공호흡기를 끼워야 할 상황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정신이 없다. 그러나 가릴 것은 가려야 하는 것이 지도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공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잘 선택하라는 말이다. 어차피 우리가 3~5년 후면 하여야만 하는, 할 수 밖에 없는 일에 우선 집중하자는 말이다.

 

예를 들면 현재 공무원 수는 매년 약 1%씩 늘고 있다. 따라서 공공일자리 수를 임기 5년의 정권이 일시에 10%인 10만 명을 늘리고, 매년 또 뽑는다는 것에는 타당성이 부족할 뿐더러 포풀리즘이란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임기 5년에 맞추면 5%, 이것도 만약 일시에 5%를 한꺼번에 뽑으면 다음년도 부터는 공무원 시험을 못 보는 세대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2~2.5%를 일시에 늘리고, 나머지는 매년 0.5% 이상 채용하여야 출생년도에 따른 불이익, 부당함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늘리는 일자리는 소방, 치안, 복지 등의 앞으로 국민 소득 3만 불 시대에 꼭 할 수밖에 없는 분야별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여 산출하여야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여 줄 것이다.

 

현재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일자리를 만들려다가, 미래세대에게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재정파탄이란 암 덩어리를 물려주는, 소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은 피하여야 할 것이다.

 

김효수 前 수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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