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전문가 협진시스템... 폐질환 최적의 치료법 찾는다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 성빈센트_폐암센터_협진
▲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다양한 진료 과의 교수들이 의료장비 토모테리피에서 회의하며 협진 중이다.

20여 년 앞선 협진 시스템으로 폐질환 각종 평가 1등급 휩쓴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폐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폐질환은 예방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폐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대부분 폐 기능이 서서히 떨어져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숨이 차고 숨쉬기가 불편한 증상이 생겨서야 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폐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을 통해 폐질환 여부 및 증상 등을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20여 년 전, 국내 의료계에서 보기 드물게 협진 시스템을 가동한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을 주목하는 이유다.

 

■ 사망률 1위 폐암 등 폐질환, 협진 체계가 치료 성패 가른다

폐는 심장과 더불어 한순간도 쉴 수 없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폐에 생기는 질환은 단순한 기침을 비롯해 폐렴, 결핵 등의 감염성 질환,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만성기도질환, 폐암이라는 중증질환 등 그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이중 폐암은 국내 전체 암 중 발병률 4위에 사망률 1위를 기록, 예후가 좋지 않은 암 중 하나다.

증상이 감기나 만성기관지염 등과 같은 질환과 유사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점이 높은 사망률의 원인 중 하나다.

 

또 조직형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가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어, 조직검사 결과가 치료방향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폐암은 어느 한 과의 진료만으로 치료하기는 어려운 암이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 간의 고도의 팀워크와 긴밀한 협진 체계가 갖춰진 병원을 찾는 것이 치료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 호흡기내과 등 7개 과 주 1회 다학제 협진 회의 진행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는 7개 과의 전문 의료진들이 15년 이상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해부병리과, 핵의학과 등 7개 과의 전문 의료진들은 주1 회 한자리에 모여 다학제 협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해 각각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고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재발에 대해서도 치료법을 함께 결정한다. 이 때 각 과의 노하우, 학술 정보를 공유하며 단시간 내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이끌어내는 시너지를 발휘, 치료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환자는 폐암이 의심될 때 호흡기내과를 방문한다. 이후 호흡기내과로 입원해 단순 흉부 방사선, 흉부 CT 등 진단에 필요한 기본검사를 받고 기관지내시경이나 CT를 통한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추출된 조직은 병리과로 전해져 48시간 내에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조직검사가 진행되는 사이에 암 전이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PET-CT 촬영만으로는 전신의 전이 상황을 발견할 수 없어서 추가로 뇌 영상, 뼈 스캔 등을 통해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판단할 자료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하면 병기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료를 준비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폐암센터 의료진들은 협진 회의를 열어 현재 환자의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한다.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는 또 환자가 진단에서 수술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 7일 또는 10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수술이 적용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이른 시일 내에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폐암 전담 코디네이터가 환자의 진료 일정을 전담해 관리토록 한다.

 

▲ 성빈센트병원 전경
▲ 성빈센트병원 전경

■ 폐암 적정성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1등급 등 폐질환 각종 평가 최고 기록

지난 1999년부터 앞서 시행해 온 폐암센터의 협진 시스템 가동 결과는 각종 평가지표에서 그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적정성 평가 등 폐질환과 관련된 평가들에서 모두 1등급을 휩쓸었다. 실제로 폐암센터는 2015년~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폐암 적정성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1등급을 받았다.

 

폐 질환 중 대표적인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건평원의 적정성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우수 1등급을 받았다. 이 질환은 흡연, 유해물질에 대한 직업적 노출, 실내 오염, 감염 등에 의해 기도와 폐가 손상되어 숨이 차고, 기침, 가래가 생기는 병이다.

 

폐렴 적정성 평가에서도 2년 연속 1등급을 획득했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이다. 초기 증상은 기침, 가래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2015년 우리나라 사망 원인 4위로 꼽힐 만큼 호흡곤란, 고열, 비정상적인 호흡음 등 이상증상을 방치하면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폐질환 치료에 있어 성빈센트병원이 안전하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경기 남부지역에서 절대 강자임을 입증받은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의료진은 협진을 통해 진료 시간 이외의 시간을 환자에게 할애하면서 환자들이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의 불안함과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류설아기자

‘수시’ 협진으로 환자 치료 성과 높아질 것

[인터뷰] 성빈센트 폐암센터 김치홍 호흡기내과 교수

 

▲ 성빈센트 폐암센터 김치홍 호흡기내과 교수
▲ 성빈센트 폐암센터 김치홍 호흡기내과 교수

“99년부터 협진체제를 진행했으니까 정말 오래 했다. 당시 다른 진료과의 한 어르신(선배)이 병원에 오면서 ‘열매를 같이 나누자’고 했다. 협진을 ‘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필요성에 공감해 시스템을 갖춰 나갔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김치홍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협진 시스템 도입 당시를 이 같이 술회했다. 

 

최근 암 진료와 치료에서 협진체제를 일반화하는 추세지만, 과거에는 대부분 한 개 진료과에서 전폭적으로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는 지난 1999년에 협진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각 과에서 진료하던 폐암환자를 호흡기내과에서 보는 것으로 통일시켰고 치료 방침부터 수술, 그 이후의 치료 방식 등을 관련 과 의료진이 함께 회의하고 지속적으로 추척해서 결정한다. 

 

호흡기내과는 환자가 폐암을 진단받고 치료방향이 결정돼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기 전까지 환자의 주치의이자 폐암센터와 환자와의 소통 창구이자 가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환자는 진단과 치료 계획이 결정되기까지 호흡기내과 의료진만 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협진 회의 등을 통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수많은 폐암센터 의료진과 만나고 그들의 결정을 듣는 셈이다.

 

김 교수는“교수(의사)가 성과를 온전히 내어주기 힘든 것이 우리나라 진료 환경인데 우리 병원은 이제 협진하지 않으면 어색할 정도가 됐다. 예를 들어 파트별로 부족한 사람을 추가로 뽑을 때 우리 과를 우선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가장 필요한 인력을 채용키로 결정하는 등  7개 과의 협진 시스템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만큼 같은 진료과가 아니어도 유관 과에 소속된 의료진 간 친밀도가 남다르다. 한 환자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매 순간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은 물론, 학회 발표나 소풍 등 공사를 가리지 않고 소통하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성빈센트 폐암센터가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게 된다. 한 공간에서 더 빨리 더 자주 의료진 간 소통이 이뤄져 궁극적으로 효과적인 환자 치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 교수 역시 이와 관련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교수는 “사실 폐암, 만성폐질환, 폐렴 등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이 자랑스럽거나 새삼스럽지 않다. 다만 여전히 협진 체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 병원에 비해 우리는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과 숙련된 의료진 등을 갖춘 것이 의미있다. 폐암센터가 완공되면 좀 더 원활하고 더욱 효과적인 협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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