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상학자는 ‘우리나라는 현재 극대 가뭄주기에 들어섰으며, 2025년에 그 정점을 찍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많은 학자가 가뭄에 대한 경고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금년도 한강 수계 강수량은 현재까지(6월26일 기준) 예년대비 48.6% 수준으로 예년의 절반을 밑돌고 있으며, 특히, 서울·경기지역은 역대 최저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9월부터 가뭄발생에 대비하여 K-water가 관리하는 한강수계 다목적댐은 실수요량 공급 및 발전 댐 연계운영을 통해 선제적으로 용수를 비축하였고, 3개 다목적댐(소양강, 충주, 횡성)의 저수량은 현재 19.2억㎥으로 예년대비 93%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댐으로부터 용수를 공급받는 지역의 생공용수 공급에는 큰 지장은 없으나, 지류하천은 지속된 강수량 감소로 강과 하천엔 물이 마르고 농경지에는 어린 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다.
북상하는 장마전선이 아직 남해상에 머물러 있고 6월 23일부터 간헐적인 강우를 보이고는 있으나, 장기간 계속된 가뭄으로 본격적 장맛비가 있기 전까지 완전한 해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경기도 서·남부지역(평택, 안성, 화성 등) 중심으로 가뭄이 심화되고 있으며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를 아직 끝내지 못한 경우도 있어, 중앙정부 및 지자체와 물관리를 담당하는 각 기관이 협력하여 부족한 용수공급에 비상대처 중인 상태다. 이에, K-water 한강권역본부에서도 5월 말부터 가뭄지역 지원방안 및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가뭄 피해 및 우려 지역에 대해 비상용수공급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약 1천100km에 이르는 수도권 광역상수도 관로를 활용하여 310천㎥의 팔당호 물을 인근의 고갈된 농업용 저수지와 취수장애가 발생하여 단수가 우려되는 평택시 및 수원시에 광역상수도 정수를 긴급히 공급하였다. 또한, 국가 지하수 관측 공을 통한 용수공급, 170대의 물차와 160천 병의 병물 지원 등 가뭄극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의 가뭄 심각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제고 및 물 절약 생활 실천을 홍보하기 위해 가뭄 심화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가두 캠페인도 실시하였다.
이렇듯 심각해진 가뭄에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점은 고무적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과학적인 물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 즉 통합 물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통합 물관리란 유역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통합관리하여 효율성, 공평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되도록 물을 관리하는 것으로, 그동안 물관리는 수량수질, 용도 및 대상별로 구분되어 각 부처가 담당했으나, 빗물-수자원-상하수도-지하수-해수까지 포괄적으로 물순환에 기초한 수량·수질 통합관리가 가능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의 물관리기술에 대한 통합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물 관련 이해 관계자들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정책적인 물 관련 플랫폼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부에서도 최근 물관리 일원화 정책과 더불어 유역 차원에서 수질, 수량, 생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합 물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그 적용에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현재, K-water 한강권역본부에서는 댐~수도꼭지까지 수량, 수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종합상황실 구축 등 하드웨어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한강권역 내 최적의 물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분야(댐, 수도, 환경 등)간 통합과 연계성에 중심을 둔 물관리종합계획을 매월 수립하여 신속한 의사결정 및 과학적 통합물관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
각 물관리 기관들의 노력에도 현재의 가뭄상황은 계속 심화 중에 있다.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극한 가뭄상황에 대비하여 수량 및 수질관리, 수요관리 측면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물관리 실현을 통해 보다 항구적인 가뭄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준근 K-water 한강권역물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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