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미래는 내가 책임진다. 그러니 그저 선생님이 시키는대로만 따라오면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식의 오만과 독선적 교육철학으로 선택을 강요 받았던 그 시절 아이들 모습을 떠 올리면 심히 죄스럽기 그지 없다.
그 동안 우리의 교육은 행복과 희망이 아닌 늘 고통과 괴로움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었다. 단 한명의 승자 외에는 모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하는 무한 경쟁 교육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좌절하며, 생(生)을 포기하기에까지 이르렀던가? 더불어 학부모들이 짊어져야 하는 사교육비 부담은 또 어떠한가? 급기야 세계 최하위 저출산 문제로 이어져 이제 우리 교육은 21세기 암울한 미래를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가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이러한 요즘의 현실에서 ‘경기꿈의대학’은 획기적인 교육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전국 최초로 지난 4월에 ‘경기꿈의대학 운영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고, 경기도교육청과 인근대학 간의 업무협약으로 시작되어 현재 819개의 등록 강좌에 440교 학생 2만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필자 역시 사업 초기부터 각 대학의 강의계획서를 사전 검토했고 교육지원청의 학생관리지원단으로 참여하면서 매주 대학 현장에서 아이들을 접하고 있다.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자녀의 수강을 돕는 학부모님들도 계신데, 다양하고 구체적인 진로 및 직업정보가 필요한 시기에 좋은 수업을 듣게 되어 아이들이 마냥 신나한다며 만족해 하셨다.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님들도 보다 차별화된 교육의 일환으로 고등학생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하여 진로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적극성을 보이고, 직접 현장에서 모니터링한 아이들의 반응도 무척 고무적이다.
“전공교수님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도 재미있고요.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 수업을 실험기자재가 완비된 대학에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학습하는데 2시간의 수업이 너무 짧게 느껴져요.” (‘기초물리학 실험 체험’ 수강생 성복고 이00)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려는 의지를 통해 비범한 인물이 된 평범한 사람들이다고 하신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저도 노력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미래 청년사업가에게 주어지는 7가지 질문’ 수강생 성복고 김00)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고교학점제를 비롯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무학년제,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 향후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른 다양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어떤 변화이든 교육의 중심에 학생이 있음은 물론이다. 이제 우리는 성적으로 줄세우기 식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 학생들의 창의적 성장 가능성을 믿고 학교와 마을을 포함한 지역사회 공동체가 함께 지원 방안을 고민할 때이다.
그간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교육을 위한 끊임없는 교육패러다임의 긍정적 변화 역시 학교가 이룩해 온 제도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교문 밖의 마을교육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의 관심과 협력이 어우러짐으로써 가능했다. 이에 경기교육이 선도하고 있는 ‘경기꿈의대학’ 역시 교육공동체 모두의 관심과 협력으로 우리 아이들의 꿈 실현을 위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할 또 하나의 교육 혁신 과업이라 할 것이다.
최동호 용인 성복고등학교 교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