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대교 내진성능 보강 ‘땜질식 보수’

하남시, 예산 부족 이유로 누수·부식 방지공사는 배제

▲ 팔당대교 하부 스틸박스 부식(12~13교각)
하남시가 팔당대교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벌이는 가운데 하부 슬래브(스틸박스)의 부식ㆍ누수 현상 등이 진행되고 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공사를 배제, ‘땜질식 보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대교는 상부슬래브의 열화현상 등으로 우기에 하부스틸박스로 스며들어 부식이 가속되면서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23일 하남시와 교량 전문가 등에 따르면 총 길이 935m의 팔당대교(왕복 4차선)는 당초 F.S.M(사장교) 시공법으로 설계돼 가설공사를 벌이다 지난 1991년 3월 부실공사로 붕괴된 이후 교량 형식이 연속S.T.박스거더교로 변경, 1995년 5월 준공됐다. 이 대교는 18개 교각으로 다리 중간부분(5경간)은 연속 스틸박스거더(steel box girderㆍ260m)로 이루어져 있다.

 

앞서 시는 2015년부터 중앙부처와 경기도 등으로부터 국ㆍ도비 60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포장보수공사를 완료한 뒤 현재 내진성능보강공사(진척도 20%)를 벌이고 있다. 시는 이 공사를 추진하면서 예산 부족을 들어 누수와 부식을 막는 공사 등은 배제했다. 

그러나 현재 하부 슬래브(스틸박스)는 도장이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데다 우기시 빗물 유입으로 부식이 상당 부문 진행돼 붕괴 등의 안전사고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더욱이 상판 슬래브의 열화ㆍ공동(구멍)현상 등으로 빗물이 스틸박스로 스며들면서 녹물이 여과 없이 한강 취수원으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지난 1995년 준공 이후 단 한 차례도 누수와 부식을 방지하는 보수공사는 하지 않은 반면, 상판포장보수공사는 최근 3~4년 동안 3차례 이상 벌였다.

 

교량전문가 A 씨는 “팔당대교는 상부슬래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하부스틸박스의 누수와 부식이 발견되고 있는데도 시가 계속해서 상판 보수공사만 일관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서둘러 원인분석과 대책을 강구해 안전한 통행확보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누수와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예산이 없어 고민 중에 있다”며 “조만간 관계기관 등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시 창우동과 남양주시 팔당리를 잇는 팔당대교는 지난 1995년에 준공됐지만,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아 지난 2010년 감사원 감사에서 지진발생에 대비키 위한 시설을 보완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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