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입심통(聲入心通)의 마음으로 실현하는 국민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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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宋)나라 주희(朱熹)가 엮은 책 ‘논어집주(論語集註)’ 에 나오는 ‘성입심통(聲入心通)’, 이 말은 ‘소리만을 듣고도 마음이 통한다’는 뜻이다.

 

공무원이 성입심통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설득이 아닌 국민이 납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설득과 납득은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히 서로 다른 개념이다.

설득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이라는 뜻으로, 말하는 사람이 주어인 반면, 납득은 ‘사리를 잘 알아차려 이해함’으로, 듣는 사람이 주어다. 그러므로 공무원은 국민에게 자기 입장에서 일방적인 논리로 ‘설득’하지 말고, 상대의 입장에서 쌍방향으로 논리를 전개하면서 ‘납득’ 시키는 것이 소통하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예를 들어 구매를 결정하는 힘은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 있고, 고객이 그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그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점에 달려 있다. 즉, 겨울에 아웃도어를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이 아웃도어는 기능이 좋습니다”라고 제품을 주어로 기능을 설명하는 것은 설득이다.

 

반대로 “영하 10도가 넘는 겨울에 어린 아이가 얇은 옷을 입고도 이 아웃도어 하나만 걸치면 눈밭에서 데굴데굴 굴러도 따뜻합니다”라고 묘사하면서 모성을 자극하고 상품을 이용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하는 것은 납득이다. 국민을 주어로 하여 국민이 느낄 수 있게, 국민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공감형 행정인 것이다.

 

이러한 쌍방향 소통, 공감형 소통이 정부3.0에서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병무청은 정부3.0 가치 실현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으며,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병역과 취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업맞춤특기병 제도이다. 2014년 처음 도입된 취업맞춤특기병은 고졸 이하 병역의무자 대부분이 자격이나 전공이 없기 때문에 기술병으로 지원할 수 없어, 군복무가 곧 경력단절로 이어지고, 전역 후에는 정상적인 취업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정부3.0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한 이 제도는 병무청·고용노동부· 군(軍)과의 협업을 통해 입대 전 국비로 기술훈련을 지원하고, 훈련받은 분야로 입영해 군 복무를 하게 함으로써 경력단절을 해소하며, 전역이후에는 취업 등 원활한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국민맞춤형 현역병 모집제도이다.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기술도 익히고, 군복무와 취업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어 청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보다 많은 국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병무청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정책들을 도입하여 일방적인 설득이 아닌 국민들로 하여금 납득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시키고,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납득이란 상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뜻이다. 따라서 진정한 소통이 되려면 설득의 프로세스에 반드시 납득의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을 납득시키는 힘은 소리만 듣고 마음이 통한다는 ‘성입심통’의 자세에서 나온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 공무원들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창명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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