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실 향의 아픔을 함께하는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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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주위에는 북한에서 피난 나온 이웃이 많이 살고 계셨고 나의 부모님도 황해도 옹진군에서 피난을 오신 실향민이시라 그분들과 함께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두고 온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을 자주 뵈었던 기억이 새롭다.

 

세월은 흘렀어도 아직도 그분들의 염원은 더욱더 그리움으로 사무치고 고향 땅을 먼 발치에서나마 자주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리라 생각한다.

 

현재 인천에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5천138명으로 전국 대비 3.9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분들의 연로함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생각할 때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인천시와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인천거주 실향민 1세대와 자원봉사자가 동행하는 임진각 망배단 경모를 통해 실향민을 위로하고 인천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실향의 아픔을 함께하는 자원봉사’를 추진하고자 한다.

 

인천에는 52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각 분야에서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희생과 자긍심만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그동안의 자원봉사 활동이 시간과 실적 중심의 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각종 행사 동원, 복지시설 방문을 통한 간병과 빨래, 청소 등의 봉사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이러한 활동은 자원봉사 영역으로서 긍정적 기능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봉사활동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 영역 개발을 통한 봉사활동의 질적 전환 방안 마련은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적극 반영하고 인천만의 지역적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의 하나로서 자원봉사자들이 실향민들을 모시고 임진각 망배단 경모를 다녀오고, 또 실향민 세대를 방문해 청소와 간병 등 필요한 재가서비스 활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 정신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북5도위원회의 협조를 통해 방문 대상 실향민을 선정하고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시기에 자원봉사자들이 실향민을 모시고 임진각을 방문해 제를 올리고 실향민들이 지척에 있는 고향땅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위로를 받으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올해는 ‘FIFA U-20월드컵 코리아 2017’이 인천에서 개최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중요한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로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빈틈없는 준비와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자원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통해 행사의 성공적 개최가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이 같은 소중한 역할과 함께 실향민들과 아픔을 함께하는 진실한 봉사활동이 이뤄진다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이 한 걸음 더 다가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원봉사를 담당하는 부서장으로서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며 두고 온 고향땅과 사무치도록 그리운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잠 못 이루시는 실향민들에게 작으나마 위로를 드리고 지속적으로 관심과 배려를 기울이는 한편, 자원봉사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사기진작책 강구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실향민들과 자원봉사자가 하나가 되어 실향의 아픔을 함께하는 인천만의 가치 있는 봉사활동이 되기를 기원한다.

 

최충헌 인천시 보훈다문화봉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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