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미, 이천쌀의 명성을 지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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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경기미는 맛 좋은 쌀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이천쌀은 임금님이 드시던 진상미라고 하여 오랫동안 명성을 누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만큼 성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가 전반적인 쌀소비 감소와 가격하락이라는 이중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쌀과 밥 문화가 우리와 유사한 일본사례를 통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려 한다.

 

우선 첫째, 대표품종을 바꾸어야 한다.

경기미, 이천쌀의 대표 품종은 추청(秋晴)이다. 1955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개발된 아끼바레(秋晴れ)라는 품종이다. 최근에는 ‘고시히까리(越光)’의 재배가 증가하고 있다. 고시히까리는 1956년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개발된 고품질 쌀 품종이다. 새도 먹지 않는 쌀(鳥またぎ米)로 혹평을 받았던 니이가타현 쌀은 고시히까리로 일본 최고의 맛 좋은 쌀로 거듭난다.

 

절치부심한 인근 미야기현은 1982년 새로운 품종인 ‘히토메보레’를, 아끼타현은 1984년 ‘아키타코마치’를 개발하면서 고시히까리의 명성을 넘보게 된다. 혹까이도는 1990년 ‘기라라 397’을, 이바라키현은 1993년 ‘밀키퀸’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품종 개발로 고시히까리 명성에 도전한다.

 

위기를 느낀 니이가타현은 2000년 이후 고시히까리 BL1호부터 12호까지 순차적으로 개발하여 특A로 평가되는 고시히까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혹까이도는 2001년 ‘나나쯔보시’, 2008년 ‘유메삐리까’를 개발하여 특A로 평가되는 기염을 토한다.

 

경기도 전역에서 재배되는 추청이나 고시히까리는 19551956년 개발된 품종이다. 60년 이상이 된 품종이다. 대표품종을 새롭게 바꾸어야한다.

 

둘째, 1~2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이 필요하다. 최근 1~2인 가구의 계속적인 증가로 전체가구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 이용이 빈번하다. 우리 쌀은 5㎏, 10㎏, 20㎏ 단위로 이마트 등 대형할인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2인 가구의 선호도를 감안하여 450g, 300g, 150g 단위의 소포장으로 편의점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 편의점 수는 3만4천 개를 넘어섰다. 소포장으로 1~2인 가구, 혼밥족 등이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쌀 소비가 많은 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술 ‘쥰마이(純米) 사케’는 100% 쌀로만 빚는다. 여기에 깅죠(昑釀)가 붙으면 쌀을 40% 이상 깎아 내고, 다이깅죠(大昑釀)의 경우 50% 이상 깎아 내고 나머지로 술을 빚는다. 많이 깎아내고 빚을수록 최고급 사케로 평가된다. 당연히 쌀 소비가 많다.

 

막걸리 원료로 쌀을 15%만 사용해도 쌀 막걸리라 불린다. 이마저도 대부분 수입 쌀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쌀 소비에 별 도움이 안된다. 쌀 소비가 많은 전통주나 사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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