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가나가와현은 지난 1990년 자매결연 체결 이후, 27년간 우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그 동안 다양한 교류협력을 해왔는데 나는 교류사업의 일환인 공무원 상호교류 파견으로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 동안 경기도 외교정책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류직원으로서의 내 역할은 경기도 업무와 한국문화 풍습을 체험한 후 가나가와현으로 돌아가 양 지역 협력관계 촉진과 우호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동안 경기도 외교정책과 직원들의 배려 덕분에 다양하고 유익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각종 국제회의 참석, 해양수산자원연구소, 황해경제자유구역청, 경기도일자리재단,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에서의 연수, 이천에서의 도예 체험, 명절에 한국가정 방문 등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경기도와 가나가와현의 업무 프로세스는 대체로 유사하지만 조금 다르다고 느낀 점은 △스피드 △효율성 △소통 3가지다.
우선 스피드인데 흔히 일본 공무원은 일처리 속도가 더디다고 한다. 그것은 업무 방식의 차이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 매뉴얼대로 충실히 정해진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곳에서는 신속한 업무처리가 중요한 것 같다. 필요한 것이라면 바로 대응해 실행할 수 있어야 하고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한다. 그래서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한 것 같다.
경기도에서는 넓은 책상, 편안한 의자, 메신저를 활용한 신속한 소통, 1인 1대의 전화, 화장실에서 나오는 음악, 기분 전환을 위한 카페, 잘 가꾸어진 옥상 등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가나가와현청의 업무공간은 좁은 실내에 작은 책걸상, 전화는 3명당 1대 정도, 인터넷 사용도 제한돼 있다.
사무실 내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일에 몰두한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하지만, 경기도청은 직원이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고 생각한다.
소통에 대해서는 경기도청은 점심에 늘 팀원이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하고 또 회식이 있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모두 참가한다. 가나가와현청에서 회식 참여는 개인의 자유라는 인식이 있다. 과 회식이 있어도 원하지 않으면 가지 않는 사람도 있고 점심을 팀원과 함께 먹는 경우도 거의 없다.
개인적인 생활은 서로 간섭하지 말자는 풍조가 대세다. 어느 것이 좋은지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가나가와현청은 팀원간 교류가 업무 이외에는 거의 없어서 정이 넘치는 경기도청의 분위기가 좋다. 소통하기 쉬운 사무실 구조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흔히 “밥 먹었어요”, “맛있게 드세요”라고 한다. 일본어로 바꿀 때 적절한 표현이 없는 것 같다. 이 말에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한국어가 서툰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친절하게 다가와주는 도청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
경기도 출신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사람 간의 교제를 중시했으며 조화로운 교제를 통해 효(孝), 제(弟), 우(友), 자(慈), 충(忠), 신(信), 목(睦), 인()의 사회적 덕목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가나가와현이 조화로운 교제를 통해 서로의 우정과 신뢰가 확대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마키시타 코이치 일본 가나가와현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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