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다이어트 한다고?’ 젊은 여성 드렁코렉시아 주의

▲ 다사랑중앙병원_정신건강의학과_허성태원장
대학 새내기 박모씨(22ㆍ여)는 술을 마시기 위해 식사를 줄이기로 했다.

살은 빼고 싶지만 친구들과 만남을 포기할 수 없어 술자리에서 안주 대신 술만 마시기로 했다. 박씨처럼 술을 통해 섭취되는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음식 섭취를 줄이는 ‘드렁코렉시아’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 칵테일바에서 처음 포착된 드렁코렉시아(drunkorexia)는 술고래(drunk)와 거식증(anorexia)을 합성한 신조어로 체중과 몸매 유지를 위해 식사를 줄이고 밥 대신 술을 마시는 현상을 의미하며 비슷한 용어로 음주 거식증이나 음주 다이어트 등이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중독 치료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빈속에 폭음하거나 혹은 폭음 뒤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 드렁코렉시아와 같은 행위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우려했다.

 

알코올은 식도를 거쳐 위장과 소장, 대장을 거치게 되는데 주로 소장을 통해 흡수된다. 만약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술이 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지게 되고 알코올이 바로 소장으로 흡수돼 더 빨리 취하게 된다. 게다가 알코올 분해효소가 제대로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간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뇌 세포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허 원장은 “외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복 음주가 마치 알코올을 정맥에 주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구토 증상이나 의식 혼미, 기절 등과 같은 급성 알코올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임진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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