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현장이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북 군산시 나운2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최연배 주무관의 하루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예측한 복지 사각지대 위험가구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민이나 동료들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연락해온 가구 등을 정리한 후 방문계획을 세우고 통장, 복지관 사회복지사, 보건소 방문간호사 등과 함께 해당 가구를 직접 찾아가 상담을 하면서 도와줄 방법을 찾는다.
늦은 오후에 주민센터로 돌아와 방문했던 가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등을 팀원들과 논의한다. 때로는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도움을 줄 방법을 찾고, 의료,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주민이 있다면 외부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하루 동안 처리한 일들을 행복e음 시스템에 입력하고, 다음날 찾아갈 가구에 미리 연락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주민센터의 이러한 변화는 옛날과 비교하면 정말 놀랍다. 종전 책상에 앉아서 민원인의 신청서를 접수하던 모습에서,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어려운 사람을 찾아가 도와주는 ‘찾아가는 복지’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필자는 나운2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함께 60대 어머니와 장애가 있는 20대 아들이 같이 살고 있는 가정을 방문했다. 모자(母子)는 몇 달에 한 번 집에 들어와 폭력을 일삼고 생활비도 주지 않는 아버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 소득이 없음에도 기초생활보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주민센터에선 이들에게 기본적인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비용과 겨울철 연료를 긴급 지원했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도록 안내해줬으며, 사회복지관과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우울증 상담을 진행했다. 현재는 장애인 아들의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 3천500개 읍면동 주민센터 중 980개가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허브 기관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지난해 69만 가구를 방문 및 상담했고, 이중 57만 가구에 대해 정부지원 또는 민간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정신건강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3만 가구에 대해서는 지역의 정신건강 전문가와 함께 지속적인 사례관리도 진행했다.
공무원이 바뀌니 지역주민들도 동참했다. 6만3천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복지현장을 바꾸는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은 2017년 올해 2천100개 읍면동으로 확대하고, 2018년엔 3천500여 개 모든 읍면동이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2014년부터 3년간 4천377명을 충원했다.
올해는 1천623명이 증원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현장에서 더 활기차게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맞춤형 복지차량’ 2천100대와 스마트 안전기기 6천300대를 보급한다.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가구에 복지, 보건, 고용, 교육 등 여러 가지 영역의 지원과 지속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사례관리 사업’을 위해, 사업비를 지난해보다 40% 인상하여 읍면동에 지원함으로써 한 분이라도 더 도울 수 있도록 했다. 적극적인 민관협력으로 보다 많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읍면동에는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한다.
복지 현장이 바뀌고 있다. 정유년에는 어려운 분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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