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감성마을, 이외수 문학관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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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추위가 잠시 물러간 겨울 중턱에 화천의 감성마을을 다녀왔다.

 

지금 화천은 산천어 축제로 동네가 시끌벅적하다.

이 시끌벅적한 축제의 장을 지나서 30여분동안 산길을 굽이굽이 가면 다목 감성마을의 이외수 문학관이 나온다. 5년 전 개관할 때 다녀갔던 곳인데 감성장터도 생기고, 마을 어귀 상가들도 예쁘게 리모델링 되어있는 다목리 마을의 변화된 많은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만남은 휴관일임에도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들에게 흔쾌히 시간을 허락해주셨기에 가능했다.

 

긴 머리에 콧수염의 기인작가 이외수 대신 암투병으로 인하여 짧은 머리의 단정하신 작가 이외수를 만날 수 있었다. 왠지 마을 어르신을 만난 듯 편안한 느낌이 밀려왔다.

 

작가가 들려주는 주옥같은 인생 이야기는 시가 되고 명언이 되어 가슴에 메아리치고 있다. 또한 화가 지망생답게 간결한 그림의 강한 메시지 전달력은 이외수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이리라.

 

이외수 문학관이 화천에 자리 잡기까지 군민들의 반발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군민들을 위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화천군민을 위하여 화천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직접 sns에 홍보도 하고 산천어 축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다목리 마을의 이름을 새, 짐승, 계곡, 바람, 사람이 한데 모여 감성을 형성하는 마을이라는 감성마을이라고 동네이름을 짓고, 그 동네에서 군인과 주민이 함께하는 축제도 매년 열어 자그마한 감성마을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도 했단다.

 

이렇듯 작가로서 작품에만 전념한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상생하면서 살아가는 더불어 함께하는 삶의 방식을 전달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인문학은 꼭 필요하며,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문학을 홀대하고 그에 대한 지원을 축소한다면 결국 우리는 돈과 권력에 지배당할 것이라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4가지의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첫번째가 아는데 그치는 육안과 머리의 눈, 뇌안이고 그다음에는 느끼는 데까지 나아가는 마음의 눈, 심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깨닫는 단계에 이르는 영혼의 눈, 영안을 가지고 살아가길 당부했다.

 

‘쓰는 이의 고통이 읽는 이의 행복이 될 때까지’라는 작가로서의 좌우명으로 글과 시, 그림 등 많은 작품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현 정치에도 쓴소리를 아낌없이 들려줬다. 강연을 마치고 멋진 노래로 마무리까지.

 

이외수 작가의 영혼이 살아있는 전국 최초 생존 작가의 집, 이외수 문학관에서 짧은 만남, 긴 여운을 남기고 수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돌아가는 길, 마을 어귀에 새겨진 글귀가 응원하듯 위로하듯 우리를 배웅했다.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으로써 길이 생기는 것이다’

 

조명자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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