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은 시진핑 지도부 2기 구성 및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의 3번째 연임이 각각 추진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논의하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등은 대선과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등 경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어 세계 주요 국가의 정치 지형 변화와, 이와 관련된 경제적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에는 저성장의 장기화, 고용 부진, 소득분배 악화 등 경제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정책적 노력에도 경제 부진이 이어지며 기존 정치·경제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
또한 일자리 부족과 소득 불균형 등으로 反이민, 反세계화 성향의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 세계화, 개방적 이민정책 등이 경제상황을 악화시킨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며, 반대 성향의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정치 지형 변화가 커지고 있다.
향후 세계 주요국의 정치 지형 변화가 불러올 경제적 리스크를 점검하자면, 우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 불확실성 등이 글로벌 경제 교역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EU 회원국 이익에 반하는 EU 탈퇴 협상과 포퓰리즘 정당의 대두는 EU의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중국은 2기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시진핑 중심의 리더십이 강화될 전망이나 미국 등과 통상·외교 마찰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일본은 아베의 연임으로 아베노믹스의 시행력이 강화되겠지만 구조 개혁 성과와 재정리스크 관리 등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변화가 자국 우선주의 경향, 보호무역 확대 등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교역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영국 EU 탈퇴 협상 과정이나 주요국의 정치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이 생길 경우 우리나라 금융·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북핵 등을 둘러싸고 미·중 간의 갈등이 높아진다면 동북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우리 경제에 대한 신인도가 약화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나라,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인천의 경제 주체들은 기초 체질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구조조정과 함께,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기다리기보다,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경기 회복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소득 분배 개선 등 정치·사회적 안정 기반 구축을 위한 정책 기조를 정립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은호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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