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노인빈곤과 일자리 창출

행복의 기준이 경제적 풍요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 풍요는 행복의 조건 중 하나다. 최근 세간에는 ‘실버파산’이란 용어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중산층이 노년기에 접어들어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실버(silver) 파산(破産)’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문기사나 관련된 신간서적들이 확산요인이기는 하지만, 고령화시대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노인빈곤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됐고,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이미 빈곤 경험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이슈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빈곤층의 취업률은 지난 2013년 34.5%로 나타나 2006년 31.8%에서 2.7%p 상승했으며, 노인 1인가구 빈곤층의 취업률은 동기간 12.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도에 65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은 OECD 회원국 중 2위에 해당하는 30.6%이며, 75세 이상 고령층은 17.9%로 1위이다. 특히 2013년 기준 65세 이상의 노인 빈곤율은 49.6%로서 OECD 평균 4배이며 1위이다. GDP대비 공적연금 지출비중은 2.3%이며 OECD 국가들 중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빈곤 탈피를 위해서는 정부의 공적연금에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경제활동을 통해 경제적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아직까지 공적연금이 성숙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는 부족하고 주어진 일자리조차 대부분 안정적이지 못해 빈곤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고령자 중에는 사회 경험을 살려 사무 보조, 상담·영업 등의 분야에서 일하기도 하고, 실버바리스타·어르신 택배·할머니 김밥집 등은 고령자들의 성공직업으로 많이 보도되기도 하지만, 경기침제로 인하여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업종에서는 청년층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정부나 사회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지만,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으며, 질 좋은 일자리는 드물다.

 

최근 인천시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민간기업과 협력해 실버택배 거점을 활용해 오는 2018년까지 신규 일자리를 240개 이상 창출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지하철 안내도우미를 비릇하여 식품제조 및 판매, 공동작업장 운영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노인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지만, 제공하는 일자리 급여수준은 노인빈곤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노인들에게는 공익활동이나 재능기부 등의 자원봉사형 일자리보다는 근로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취업·창업 중심의 시장지향형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선진국처럼 고령자 친화기업이 일반화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힘들다.

 

어려운 경제여건이지만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오늘의 노인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을 감안한다면 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이 행복해야 젊은 세대들이 안심하고 미래의 자신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빈곤을 평생복지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누구나 늙어가며 경제적 빈곤과 파산은 어느 순간에 맞이할 수도 있다. 국가가 사회적 안전망을 정교하게 설계해 노인들이 빈곤으로부터 탈피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인복지정책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회구성원이 빈곤 탈피를 위한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배려와 관심도 필요하다.

 

문영규 경복대 복지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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