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시대’ 자화상…점집·사주카페 취업준비생 몰린다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S씨(29)는 올해도 합격 소식을 듣지 못했다. 

연이은 공채 탈락으로 자신감이 하락한 S씨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사주를 보기 위해 지난주에만 점집 두 군데를 찾았다. 

S씨는 “많은 곳에 지원서를 넣었으나 합격소식을 듣지 못해 올해 취업기회는 모두 어긋난 것 같다”며 “내년이면 벌써 서른이라 불안한 마음이 앞서 점집을 찾았다”고 푸념했다.

 

올해 하반기 공채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연이은 공채 탈락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점이나 사주를 보려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수원 인계동에서 10년 가까이 영업중인 사주카페의 경우, 사주나 타로점을 보러 오는 젊은이들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하루만도 10명 중 7~8명이 젊은 층인데다가 대부분이 취업 관련 사주를 본 손님들이었다고 카페 주인은 밝혔다. 한번 사주를 볼 때 비용은 적게는 2만 원에서 5만 원이고 타로점은 5천 원~1만 원가량이다.

 

이 뿐 아니다. 비용을 내야 하는 오프라인 점집과 달리 무료로 이용 가능한 사주 관련 어플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추세다. 구글 앱스토어에 등록된 사주 관련 애플리케이션은 8백여 개가 넘고 다운로드 10만 건을 넘은 애플리케이션도 상당수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해 취업준비생 3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5명이 취업 점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가 취업과 관련된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점집을 찾는 이유로 ‘답답했던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23%)’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인문계 졸업생 뿐만 아니라 ‘취업깡패’였던 공대생마저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점이나 사주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8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46개 국내 대기업 대졸 공채 인원은 9천121명으로 지난해(1만107명)보다 9.8% 줄었다. 또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999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인 8.5%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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