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은 한술 더 해 지역 정치권의 2차 정략에 따른 ‘최순실 1+1 고통’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지역 정가가 최순실 게이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며 황폐해진 시민의 심장에 다시 한번 심각한 내상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잇따른 논평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와 유정복 시장의 연관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8일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차은택 비위, 유정복 시장 후광 없이 가능했을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26일 ‘차은택을 향한 정권의 무한 은택. 유정복 시장은 진실을 밝혀라’라는 성명을 시작으로, ‘박근혜-최순실-인천진박’ 삼각 게이트 의혹 규명하라,’ 검단 스마트 시티 조성사업의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세일즈 외교-유정복 시장 관련설 등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유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 대통령 시절 안행부 장관을 거쳐 정권의 구원투수로 인천시장에 당선된 ‘친박 실세’이니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어떤 경위로라도 관련돼 있지 않겠냐는 취지이다.
물론 필자를 비롯한 인천시민 상당수가 유 시장의 정치적 배경을 감안하면 ‘아! 정말 유 시장이 관련돼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또 유 시장이 관련돼 있다면 조속히 밝혀져야 하고 잘못된 일이 있다면 책임 져야 한다는 생각에도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민주가 제기하는 현재의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 수준이다. 팩트는 없고, 출처는 ‘언론에 의하면’이다. 언론의 의혹 제기 보도가 나오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숟가락 얹는 식으로 ‘언론이 사실이라면’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인천 시민은 유 시장 관련여부가 궁금하고, 있다면 밝히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 하지만, 관련돼 있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대통령에 이어 시장까지 연루 됐다면 지역사회와 시민은 또 한번의 큰 상처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더 민주 인천시당의 의혹 제기는 놀라고 지친 시민의 심정을 치유하기 보다는 혼란과 걱정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팩트를 확인하고 제기해도 늦지 않는다. 시민을 위해….
‘최순실 괴물’ 탄생에 일조한 새누리당도 민심과 멀리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2명에 당대표 등 한때 초호화 진용을 과시했던 인천지역 친박 정치인들은 어디들 가고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과 함께 새로운 인천을 만들어 시민의 행복을 책임지겠다던 그들이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박 정권과의 거리두기 묘수를 고심하고 있는게 아닌가도 싶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대오반성과 책임통감 보다는 유정복 시장 호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민주 인천시당이 제기한 ‘인천아시안게임 차은택 감독 선임 유정복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는 반박 논평과 ‘야당은 유정복 시장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멈춰라’ 라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으며 유 시장 호위에 나서고 있다.
지역 정가는 여야 모두 만신창이가 된 시민은 안중에도 없다. 더 민주당은 시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 이번 사태를 정치적 호재 삼아 득을 취하려는 모습뿐이다. 새누리당 역시 사태에 대한 반성보다는 ‘이 위기에서 어떻게 타격을 덜 받고 넘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으로 가득차 보인다. 인천 정가만라도 정쟁의 성명이 아닌,‘대 시민 치유’ 성명을 내놓아야 한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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