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맑고 쾌청해 산업현장에서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을도 어느새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푸른 하늘과는 상반되게 건설현장에는 사망사고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월까지의 통계를 살펴보면 건설업 사고재해자 수는 작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관내 사망자 수의 절반 이상이 건설업 근로자다.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사도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건설업 재해를 막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무재해로 가기 위한 정부와 공단의 노력도 산업현장의 의지와 실천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업주와 근로자의 동참, 다양한 각도에서 재해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여기 한 사업장의 안전관리는 그런 면에서 많은 점을 시사한다.
경기지사 관내 한 우수 건설현장은 이 현장만의 고유한 안전관리를 진행 중이다. 첫째, ‘3&1 OUT’ 제도다. ‘3 OUT’은 경미한 안전수칙 미준수 예를 들어 안전모 1차 미착용 시는 구두 경고, 2차 미착용 시는 특별안전교육, 3차 미착용 시는 퇴출한다.
‘1 OUT’은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부주의’한 근로자가 있을 때 회사와 협력업체 관계자가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 바로 퇴출하는 제도다. 둘째, 적재적소 수신호와 빨간 리본을 활용한 안전관리다.
토목공사가 진행되는 현장 특성상 대형 굴삭기와 크레인, 토사물을 적재하는 대형 트럭은 적시 적소의 신호체계가 가장 중요하다. 토사 적재 등의 작업 시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크레인 등에 빨간 리본을 다는데, 이 또한 오래되면 색깔이 뿌옇게 변하므로 수시로 검사한다.
또한 ‘안전’을 확보하고자 최우선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자 매주 협력업체 관계자와 다음 주 공정에 대한 ‘위험성 평가’ 회의를 통해 위험요인을 찾아 미리 개선대책을 시행한다. 현장 특성상 공정이 변하거나 새로운 공정이 있을 때에는 ‘특별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서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다 보면 등한시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소통이다. 이 현장의 방침은 ‘소통은 친근하게, 대화는 잦게’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들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개선하고 있다.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근로자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해소해 일할 맛나는 사람 중심의 건설현장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현장관계자의 지속적인 노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올가을에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신체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챙겨 반복되는 재해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송재준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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