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했던 일자리 경험 청년 취업포기자 양산

노동연 ‘경제활동상태 선택요인’ 보고서

제목 없음-1 사본.jpg
기업에서 경력직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년층에서는 일자리 경험이 오히려 취업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층 일자리가 대체로 질이 낮고 불안하기 때문에 이전 경력이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7일 한국노동연구원 정현상 연구원의 ‘청년층 경제활동상태 선택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고용정보원의 2014년(8차) 청년패널조사에 나온 22∼36세 청년 5천6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자 4천290명 가운데 49.1%인 2천107명만이 ‘이전 일자리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미취업자인 실업자는 일자리 경험자의 비중이 더 컸다. 구직활동을 하는 미취업자인 실업자(463명) 중에선 54.4%에 해당하는 252명이 일자리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직활동 없이 육아ㆍ가사를 하는 청년 621명 중에선 94.4%(586명), ‘쉬었음’ 상태인 청년 313명 중에선 67.1%(210명)가 일자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원은 육아ㆍ가사에 따른 미취업 청년층은 일ㆍ가정 양립이 어려운 여성이 주로 미취업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실업자나 ‘쉬었음’ 상태인 청년은 이전 일자리 경험이 취업 확률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요인이 미취업이나 실업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회귀 분석’을 한 결과 남녀 모두 일자리 경험의 계수 값이 양(+)으로 나타났다. 계수가 양이면 일자리 경험이 있을수록 미취업, 실업 선택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정 연구원은 “이는 청년층의 일자리가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일자리가 대다수인 탓에 이직에 적합한 경력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직자가 괜찮은 경력을 쌓았다고 보기 어려워 채용을 꺼리고, 구직자인 청년 역시 더 나은 일자리를 얻으려고 직업훈련이나 교육을 택하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해 미취업 상태로 남는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우리 사회에 청년층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청년층의 직업탐색 기간을 늘리고 취업포기자를 양산한다”며 “정부가 내실 있는 직업훈련, 경력 형성에 도움이 되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