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엔 해비타트 Ⅲ와 지방정부의 역할

향후 20년의 지속가능한 새로운 도시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UN-해비타트 Ⅲ 총회가 지난 달 17일~20일까지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다양한 정부 관계자 및 도시 전문가 3만5천명이 모여 수백개의 세션에서 열띤 논의를 진행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한 정책가이드로 ‘새로운 도시의제(the New Urban Agenda)’를 채택하였다.

 

지난 UN-해비타트 Ⅰ, Ⅱ 회의는 모두를 위한 적정한 주거환경 조성과 지속가능한 인간정주를 주로 논의했었다면 이번 3차 회의는 도시 거주민의 도시권(The Right to the City)에 기반한 포용도시(Inclusive City)에 논의가 모아졌다. ‘도시와 기후변화’, ‘안전한 도시’, ‘공공 Space의 질 향상’, ‘성평등’ 등 다양한 주제와 의견을 교환했다.

 

필자는 199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해비타트Ⅱ에서 故심재덕 前수원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참가하여 전 세계 참가자들이 내놓은 이슈와 어젠다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주거권과 지속가능한 도시, 민관협력 등의 주제들은 민선자치시대가 막 시작한 한국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로 강력했다. 그 회의에 참석한 수원시는 그 이후 민관협력의 지속가능한 도시만들기를 시작하여 한국사회의 민관협력, 지방의제21 운동을 선도하였다.

 

해비타트 Ⅲ 총회를 맞아 우리 시는 민관공동 참가단을 조직하여 다양한 회의에 참석하고 수원시 홍보부스 운영을 통해 수원시의 도시계획 시민계획단, 시민참여예산제, 마을만들기 사업 등을 발표, 방문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필자는 총회 부대행사 중 하나인 생태교통연맹 워크숍에서 생태교통수원2013 추진사례와 생태교통을 통한 도시재생전략을 발표하였다.

 

이번 해비타트 Ⅲ 총회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사항은 포용적인 도시(Inclusive city)와 회복력 있는 도시(Resilient city)의 개념이었다. 포용적인 도시는 도시에 있는 모든 시민이 어떠한 차별도 없이 모든 공간을 공유하고 공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회복력 있는 도시는 사람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의한 재난과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 회복 능력을 확대하는 도시를 말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러한 포용적인 도시,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모두를 위한 도시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유기적인 관계와 안정적인 지방재정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외국인 주민이 6만여명에 이르고 도시빈민, 장애인, 노인, 여성, 청년 등 다양한 약자와 소외계층이 어울려 생활하는 수원시로서 가장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도시운영체계에서 탈피하여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책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유기적인 협조체계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이제 지방정부는 전 세계의 요청에 응답하여 구체적인 로드맵과 이행계획을 지방정부 스스로 수립해야 한다. UN 유엔해비타트 Ⅲ 회의가 끝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도시 스스로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도시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실천이 중요하다.

 

염태영 수원시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