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체육사적 측면에서 볼 때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통합체육회(엘리트체육+생활체육) 원년에 열렸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번 전국체전이 성공적으로 개최됨으로써 비로소 대한체육회뿐만 아니라 17개 시·도체육회, 각 종목단체가 그동안의 진통과 반목을 해소하고 ‘안정기’에 진입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이번 체전은 인천체육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종합 7위 목표를 무난히 달성한 인천체육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단체·구기종목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고, 박태환(수영)·신종훈·오연지(이상 복싱)·김지훈·김창주·이태훈(이상 요트) 등 특급 선수들도 명불허전의 기량을 뽐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역도 3관왕 강규석·레슬링 2관왕 한현수·육상 2관왕 신다혜 등 특급 유망주들도 부상하며 인천체육의 미래를 밝혔다.
하지만 기초와 토대가 허술한 인천체육의 민낯도 그대로 드러냈다. 흔히 육상, 수영, 체조 등 3가지 종목을 스포츠의 기본종목이라고 일컫는다. 그런데 인천은 모든 기본 종목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육상에서는 114개의 금메달 중 겨우 2개가 나왔다.
고등부는 아예 노메달에 그쳤다. 수영에서는 금메달 91개 중에서 6개가 전부다. 이마저도 박태환, 양정두, 조은비 등 특출한 선수 몇몇이 따낸 것이다. 체조는 금메달 41개 중 단 1개도 없다.
달리기 잘하면 운동도 잘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기초종목이 튼튼해야 체육전반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분명 인천체육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췄지만,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더욱 튼튼해져야 한다. 기초종목이 강해져야 한다.
인천체육이, 나아가 대한민국 스포츠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교훈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필자는 일본이 지난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400m 릴레이에서 육상 최강국 미국을 꺽고 은메달을 차지한 데 주목한다. 일본이 수영종목에서 이뤄낸 괄목할만한 발전도 간과할 수 없다. 급기야 일본은 리우올림픽에서 기초종목의 강세에 힘입어 우리나라에 앞섰다.
앞으로 인천체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종목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스포츠클럽-학교체육-엘리트체육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박태환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지역꿈나무 발굴과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포츠강국은, 선진스포츠는 공통적으로 기초종목이 강하다.
대한민국 스포츠선진화를 선도하는 인천체육! 이제 300만 인천시대를 맞이하는 인천체육의 슬로건이다.
강인덕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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