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착이 아니라 통합이다

곧 북한이탈주민 3만명 시대가 도래한다. 11월 중순이면 국내에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이 3만명 시대를 맞는다. 이제는 북한이탈주민이 우리사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문제에 대하여 전 국민이 함께 고민할 때이다. 

그만큼 통일이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준비된 통일만이 보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통일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책방향과 지원은 우리 주민의 참여가 미진한 상태에서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를 노정해왔다.

이들의 편의를 보장한다는 이유에서 출발하였으며 학생들의 교육도 대체로 이들만의 교육, 주거지도 대체로 이들만이 모여서 살 수 있도록 밀집된 임대주택 분양, 사회정착교육도 이들만을 대상으로, 사회인식개선도 이들의 생각을 바꿔주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등 사회에 녹아내리게 하는 방향에 주력하여 왔다.

 

견문을 넓히려면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 사람은 세상을 살면서 배운다. 북한이탈주민을 보는 우리사회의 시각이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이들을 투시해보는 시각이었다면 이제는 함께 마주보는 시각으로 전환해야 할 때이다.

 

논어에서는 ‘생이지지, 학이지지, 곤이지지’를 말한다. 흔히 우리가 아는 공자는 생이지지라고 생각하지만 공자도 자신을 스스로 세상을 학이지지로 터득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회를 스스로 경험하고 체험한 소중한 교과서이다. 

이들은 ‘곤이지지’를 통해 우리보다 세상의 이치를 한수 더 터득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미 ‘곤이지지’를 통해 세상을 더 많이 알게 된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우리에게 가르쳐줄 교과서이고 통일의 표본이며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통일세대이다.

 

현재 까지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은 거의 중앙정부 위주로 시행되어 왔다. 이제는 삼두마차가 필요하다. 정부와 지방, 민간이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이들의 사회정착에 보다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방향전환을 고민해 올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탈주민의 남한으로의 입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북한이탈주민은 정치적 이유, 1990년대 탈북한 북한이탈주민은 기아의 탈출, 2000년대 이후의 북한이탈주민은 북한의 시장화를 경험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경험하면서 보다 나은 삶의 목적을 가지고 탈북하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때문에 정부도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개념을 처음에는 보호, 다음에는 지원으로, 현재는 자립자활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맞추고 있다.

 

사회인식개선사업과 자립자활의 정책방향이 모두 북한이탈주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인식의 대부분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속담에 있듯이 북한이탈주민에게 그 주역을 맡겼다. 

북한이탈주민의 시각만 바꾸려는 정책방향이 사회의 또 다른 계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제는 북한이탈주민 정책방향이 일방적인 지원이나 자활이 아닌 사회통합형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중앙, 지방, 민간이 함께 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경기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북한이탈주민과 도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도내 북한이탈주민이 잘 정착하여 통일의 밑거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북한이탈주민이 8천177명이 거주하고 있다.

 

박극 경기도 통일기반조성담당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