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감일지구, 3.3㎡당 1천400만원 고분양가 논란
“서민 경제 상황 무시” 불만 고조… LH “확정가 아냐”
하남시 감일지구에 처음 공급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분양 아파트가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장애인ㆍ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분양임에도 분양가가 4억 원 후반대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9일 LH 하남사업본부와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LH 하남본부는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추천 특별공급 청약을 받고자 관련 기관에 감일지구 B7블록 공공분양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 안내문에는 B7블록에 들어서는 공공분양 아파트 934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74㎡ 169가구는 사전예약자에게 공급되고 84㎡ 765가구는 특별 및 일반공급으로 분양된다고 적시돼 있다. 이 아파트는 이달께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청약이 진행될 84㎡의 아파트 추정 분양가격은 4억5천만~4억8천만 원으로 안내됐다. 3.3㎡당 1천300만~1천400만 원 수준이다. 이 가격대는 최근 미사강변도시에 공급된 민간분양 아파트 ‘신안인스빌’이나 ‘제일풍경채’와 비슷한 가격대다. 앞서 분양됐던 미사강변도시 공공분양 아파트 가격은 3.3㎡당 900만 원대였다.
안내문을 받은 수요자는 ‘공공분양인데 민간분양과 가격이 다를 게 없다’며 LH 등에 항의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사강변도시 공공분양 아파트 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며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장애인 A씨는 “공공분양 아파트의 가격이 민간 아파트 가격에 버금간다는 것은 수요자의 경제적 상황을 배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LH는 공공분양 취지에 맞게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도 “LH가 서민 주거안정이 아닌 부채감축과 수익사업을 위해 공공분양가를 높이는 게 아니냐”며 “지금보다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하남본부 관계자는 “추정가격으로 제시한 것일 뿐 확정된 가격은 아니다”며 “현재 분양가 심의위원회에서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으며 시세나 감정평가 등을 근거로 적정한 가격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감일지구는 2014년과 지난해 토지보상을 했기 때문에 지난 2009년께 보상이 이뤄진 미사강변도시와 분양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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