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자체, 초·중고교, 언론사 등은 김영란법 시행에 맞춰 청탁방지담당관을 임명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달라지려 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김영란법 강사들은 강조한다. 이처럼 국민들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 하지만 김영란 법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도 변화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받지 않는 등의 모습은 보여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있다. 국민들의 신뢰다.
20대 국회가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19대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시작은 좋았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역시다.
20대 국회가 양보없는 협상으로 원구성 법정시한을 넘기자 국민의당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국회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화성갑)이 통큰 결정으로 답답했던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의 물꼬를 트게 만든 모습 등은 신선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첫 국감은 파행을 맞고 있고, 강 대 강 대치 속에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바랐던 협치는 보이지 않고 중재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국감을 마친다면 일하는 국회가 아닌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린 역대 최악이라 불리워졌던 19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런지 실망도 크다.
‘20대 국회 임기 4년 중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조금 더 기다려 달라’, ‘아직은 역대 최악 19대와 비교·평가하기에 이르다’는 말이 국회의원들간 회자되면 모를까. 될 성 싶은 나무 떡잎부터 안다고 했다. 이 말이 틀리기 바랄 뿐이다.
또한 19대 대통령 선거가 15개월 정도 남았지만, 이미 대선 정국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선심성 정책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룡들은 대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줄을 서고 있다. 단체장들도 임기는 아랑곳 않고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선 주자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듯 해서 아쉽다.
20대 국회는 그야말로 일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여소야대 속에 출범한 20대 국회는 협치를 내세우고, 협치를 통해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식물국회로 전락한 19대 국회를 심판한 결과가 바로 3당 구도다. 여야 모두 협치를 요구한 국민들의 2016년 4월13일 선택을 명심했으면 한다.
정근호 정치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