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의(義)는 아(我)와 양(羊)이 결합된 글자로 양(羊)은 새의 깃털로 장식한 모양을 의미하며 본래는 위엄을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그렇다. 공직자의 길은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길이 아니다. 공직자는 사익을 취할 일이 있더러도 그 이익이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렴의 기준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과거에는 그저 뇌물만 받지 않으면 청렴한 공직자로 생각됐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상의 깨끗함과 누구나 인정하는 서비스와 업무처리 과정 등에 있어서의 공정성 또한 유리알처럼 투명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민원 만족의 수준을 넘어 민원을 감동시켜야 하는 정도로 청렴의 척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환자 이송 후 병원에서 커피 한 잔 대접받고 민원이 야기된 구급대원의 사례처럼 “내가하는 사소하고 작은 선물이 다른사람의 시각에선 그것이 뇌물일 수 있다”는 공익광고는 다양하고 격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 작은 것,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해 본다면 작은것도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금은 아주 유명한 방송인이 된 추성훈씨의 경우 재일교포 유도선수 시절 한국에선 아무리 잘해도 한판승이 아니면 이길 수 없었다고 한다. 판정이 불공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가 일장기를 달고 한국대표와 결승전을 치렀는데 공정한 판정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는 당시 절차가 공정한 사회를 선택한 것이다.
어제의 관행이 오늘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불공정한 것은 없나, 모든 언행과 태도에 사려깊지 못한 일이 있나 신중하게 따져보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공직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엄정하다. 청렴은 국가의 경쟁력이며, 공직자 개개인이 반드시 구비해야 할 필수능력이 된지 오래이다.
지난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미래의 청렴사회를 향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본다. 이 법의 시행으로 우리 사회의 적폐인 금권(金權) 유착의 비리를 척결하고 더욱 공정한 사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현모
구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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