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처음 시작하는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회사는 필름을 생산해 각종 친환경 식품포장용기를 공급하는, 업력 36년 차의 국내 토종기업이다. 내수 비중이 95%에 이르고 국내 PET시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선점할 만큼 시장에서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연이어 발생한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로 국내시장이 위축되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에만 전념했던 우리 회사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내수에만 전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회사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수출로 방향을 전환했고, 지난해 하반기 해외사업부를 개설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정부에서 지원하는 해외마케팅 사업을 찾아보았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국제통상과)가 주최하고 경기FTA센터가 주관하는 통상촉진단 사업을 알게 됐다. 이 사업에 지원, 선발되어 지난 3월 경기FTA센터를 통해 경기도 호주 통상촉진단 일원으로 시드니와 멜버른을 방문했다.
현지 바이어 상담은 도착 후 이틀째 되는 날 시작됐다. 바이어와 상담을 하면서 제품의 품질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우리 회사의 강점을 최대한 어필했고, 사전에 준비한 카탈로그와 동영상 등 참고자료를 이용해 제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시간이 나면 바이어를 직접 찾아가 미팅하는 시간을 가졌고, 시장동향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러던 중 호주 바이어가 러브콜을 보내왔다. 우리 회사 제품의 품질 수준과 가격 경쟁력이 통했던 것이다. 먼저 13만 달러의 계약을 진행하여 납품까지 완료했고, 현재 추가계약도 목전에 두고 있다.
보통 통상촉진단에 여러 번 참가해도 계약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처음 참가해 바로 계약까지 성사되었기에 정부지원사업의 도움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해외마케팅 사업인 통상촉진단 지원사업이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의 수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비단 우리 회사만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정부 지원 사업이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지자체마다 지원내용이 상이하고, 이러한 지원제도를 알고 실제로 활용하는 회사가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내수경기 침체로 수출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회사들이 정부의 다양한 해외마케팅 지원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우리 회사처럼 수출초보 기업도 수출의 물꼬를 틀 수 있게 되길 희망해 본다.
백종두 케이피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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