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처음 태어나서 죽기까지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된다. 부모로부터 독립, 결혼, 자녀출산, 자녀의 독립, 배우자의 죽음 등 대부분 사람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 있는데, 이러한 단계별 과정을 ‘생애주기(生涯週期, life cycle)’라 한다.
평균 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감소에 따른 고령화, 인구감소 등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생애주기별 인구구조의 변화는 도시계획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원녹지, 교육시설, 문화·체육시설, 보건·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의 다양한 도시계획시설의 공급은 인구와 재정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 수 감소는 폐교되는 학교로 이어지며, 노인인구의 증가는 복지시설의 수요증가로 이어진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는 세수감소, 복지비 증가 등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도시문제 해결, 효율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을 고려한 도시계획이 검토돼야 한다. 일본은 저출산으로 인한 영유아 인구 감소로 발생한 유휴교실을 복지시설, 방재시설, 대안학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쓸모없는 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바꿔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시설로 활용한다.
수원시 도시계획과에서 추진 중인 ‘생애주기 맞춤형 공공시설망 구축 연구용역’의 중간보고 결과에 따르면 수원시의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율은 7%로 전국(11%)은 물론 서울(10%), 경기(9%) 보다도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자 수는 11.3명이며 전국(11.9명)보다는 낮지만 경기도(10.5명), 서울(9.7명)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 노령화지수는 47.8%로 전국(84.1%), 서울(84.9%), 경기도(60.2%)로 수원시는 매우 젊은 도시다. 하지만 자연적 인구 변화 및 사회적 인구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40년 이후에는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생산인력 감소 등 생애주기별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제 침체, 복지비 증가, 공공서비스 불균형과 같은 다양한 도시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당장 수요에 급급해 공공시설을 설치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생애주기별 인구구조를 고려한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공공서비스 제공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할 시점이다.
수원시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저출산, 고령화, 생산인력 감소 등 생애주기별 급격한 인구변화에 따른 도시계획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4년부터 수원시정연구원과 함께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생애주기 맞춤형 공공시설망 구축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모든 세대가 한곳에서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수원시가 지향하는 ‘사람중심 더 큰 수원’ 실현이라 자부한다.
임인수 수원시 도시계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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