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쌀 소비 촉진에 온 국민의 참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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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을걷이를 앞두고 쌀 풍년에 대한 기대감보다 팔리지 않은 쌀에 대한 재고 걱정이나 쌀 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 소위 말하는 풍년의 역설이다. 

쌀이 남아도는 원인은 간단하다. 소비가 줄거나 생산량이 증가한 경우다. 무난한 기상 조건, 비료 사용의 증가나 다품종 종자의 개발 등으로 쌀 생산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쌀 소비는 지난해 62.9kg으로 1970년의 136.4kg와 비교하여 절반 이상으로 감소하는 등 두 원인이 동시에 발생되다 보니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렇다면 쌀 소비 문제의 해결 방법은 없을까? 획기적인 방법으로 일본 사례를 들지만 해외 원조는 수송 등 많은 비용 때문에 쉽지 않다. 그렇다고 쌀 소비 감소량과 쌀 생산량을 연동하여 늘리거나 줄이기도 힘들다. 소비량은 통계적으로 추정은 가능하지만 생산량은 가뭄, 태풍 등 자연재해 유무에 좌우되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는 1980년도, 1993년도에 냉해에 따른 수확량 감소로 당시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쌀을 수입한 적이 있다. 외국에서는 독일의 해상 봉쇄로 영국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등 식량이 무기화된 사례가 있어 무작정 생산량을 줄일 수도 없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농업인 스스로 재배면적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지금처럼 수확하면 대부분 농협에서 수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판매 가능한 물량만을 수매하고 나머지는 농업인이 스스로 판매를 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만 쌀 생산량이 자연스럽게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쌀 소비가 줄어드는 원인은 많지만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경제여건과 자녀를 향한 과도한 공부 의욕 때문이다. 특히 음식을 담당하던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음식을 준비할 여력이 없어졌다. 게다가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보니 아침밥 먹을 시간이 없다. 결국 전통적인 조리방법을 잊어버리게 되고 패스트푸드를 선호하게 되었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쌀로 된 음식을 쉽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쌀 반죽에 국내산 재료로 토핑된 피자, 우리 쌀 빵으로 만든 햄버거를 만들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패스트푸드를 먹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농산물로 만든 것을 먹도록 장려해야 한다.

 

노동시간 증가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 것 또한 쌀 소비 감소의 한 원인이다. 쌀을 생산하기 위해 88번의 손이 간다고 하여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정한 것을 참고해서 매월 8일, 18일, 28일을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집밥 먹는 날’로 정해야 한다.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조리법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가족의 건강은 물론 쌀 소비량을 늘릴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나 연예인들은 쌀을 소비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라도 노출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쌀 소비 촉진에 온 국민이 참여하는 것이다.

 

임창덕 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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