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代이은 양궁사랑

17일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지난 22일 폐막됐다.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열린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당초 목표했던 ‘10-10(금메달 10개 이상 메달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8위에 올라 4회 연속 ‘톱10’에 들었다.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임을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을 통해 나타난 몇몇 종목의 안일한 준비와 원활치 못했던 지원체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유도와 레슬링, 배드민턴, 펜싱 등 전통적인 효자종목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정보와 전략 부재 등의 문제가 이유로 꼽히고 있고, 배구, 레슬링 등은 협회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의 사상 첫 남녀 전 종목 석권은 이와 대비된다. 

흔히 국민들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꾸준히 금메달을 쏟아내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인 것을 당연시한다. 하지만 양궁이 이처럼 32년 동안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것은 선수와 지도자들의 부단한 노력에 회장社인 현대자동차 그룹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97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양궁은 서구인들의 체형에 맞는 스포츠로서 상완(上腕ㆍ팔꿈치 위쪽)이 전완(前腕ㆍ손목쪽)보다 긴 한국인에게는 불리한 종목이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양궁은 그동안 다양한 훈련 방법과 환경에 대한 준비,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혹독하고도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과정 등을 통해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서 있다. 

여기에 정몽구ㆍ정의선 부자가 대를 이어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아낌없는 지원이 어우러졌다. 지난 32년 동안 현대자동차는 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양궁 발전에 지원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최첨단 기술을 양궁 장비 개발과 훈련에 동원하는가 하면 실업팀 창단으로 우수선수 육성에 기여해 왔다.

 

특히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삼보드로모 양궁경기장에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 없는 것을 알고, 인근에 창고를 임대해 리무진버스를 개조한 최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회사의 현지 주재원 부인들을 동원해 선수단 및 응원단의 도시락을 만들어 공급하는가 하면, 숙소 앞 레스토랑을 임대해 저녁시간 김치찌개 등 한식을 제공하는 등 ‘금메달 환경’ 조성에 힘썼다. 또한 대회 기간 동안 정의선 회장이 현지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자동차는 조만간 선수단에 대한 거액의 포상금 제공과 함께 전 종목 제패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또한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기념해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면서 한국양궁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정몽구 전 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왕중왕전’ 대회가 거액의 시상금을 내걸고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 체육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크게 향상돼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팀 육성과 종목 단체장을 맡아 지원하는 등 기여해 왔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로 기업들의 스포츠에 대한 지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스포츠에 대한 지원보다 기업 경영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양궁 발전을 위해 30여 년간 대를 이어 변함없는 지원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ㆍ정의선 부회장 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자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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