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열린 여자골프에서 ‘골든 커리어그랜드슬램’ 금자탑을 쌓은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금의환향했다.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인비는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경기를 치렀는데, 많은 분이 응원을 해주셔서 힘이 됐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에 대해 “원래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한 달 동안 훈련만 해 재활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라며 “통증은 항상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번 경기 도중에는 집중하다보니 많이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을 앞두고 샷 점검 차 참가한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컷오프를 당했다. 손가락 부상 때문이었다. 국내대회에서는 첫 컷오프였지만 박인비는 실망하지 않았고, 삼다수 대회 이후 많은 점을 변화시켰다.
박인비는 “부상 문제로 스윙에 지장을 받다 보니 남편과 함께 자세 교정에 나섰다”라면서 “스윙(폼)을 약간 틀었다. 바뀐 폼으로 퍼트에서도 좀 더 나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을 이겨낸 박인비는 리우 올림픽에서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그는 “올림픽 매 라운드에서 압박을 받았다. 매 순간 메이저 대회 마지막 조로 경기하는 것 같은 압박감이 들더라”라며 “가장 힘든 경기였다”라고 밝혔다.
박인비는 18번 홀을 끝내고 두 손을 들어 기쁨을 표현했다. 평소 박인비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유명하다. 이례적인 세리머니를 묻는 말에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라며 “한국을 대표한다는 부담감을 견뎌 자랑스러웠다.
그동안 나, 박인비를 위해 한 경기는 많았지만, 이번엔 조국을 위해 경기했다”라고 말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인비는 “도쿄올림픽 출전을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만약 그때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면 올림픽 2연패는 좋은 목표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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