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도가 로컬푸드를 확대하는 이유

▲ 문제열
음식재료의 으뜸 미덕은 당연히 신선함이다. 과일도 나무에서 따서 먹는 것이 제일이고, 회도 바닷가에서 막 잡은 것이 최고다. 당연한 것이다. 이동거리가 길면 길수록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써야 하고 이런 방법들이 농산물이 가진 고유의 맛을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빵이 다른 나라보다 맛이 없는 이유로 밀에 방부제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확 후 몇 달 동안 보관과 이동을 거치는 밀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방부제를 안 쓸 수 없다.

 

로컬푸드(Local Food)가 뜨는 이유다.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우선 소비하자는 소비촉진 운동의 일환이다. 생산자(농업인)와 소비자간 유통단계를 줄여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밥상을 제공하고 생산자에게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출발했다. 생활협동조합 등 민간차원의 문화운동으로 시작된 로컬푸드는 최근 정부와 각 시·군 지자체의 직매장 건립, 공동작업장, 농가교육 등의 지원을 받으며 더 활성화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로컬푸드가 소비자에게는 좋은 농산물을, 생산자에게는 안정된 판로를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도는 올해 44억 원을 지원해 로컬푸드 직매장 7개소를 추가 개장할 방침이다. 오는 2018년까지 로컬푸드 직매장을 50개소로 확대, 경기 농산물 소비량의 10%를 로컬푸드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연중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도록 지난해 6개시 7개 직매장, 올해 8개 시군 9개 직매장을 대상으로 비닐하우스 321동·저온저장고 247동의 설치비 42억 원을 지원했다. 이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하는 농가들이 대부분 비닐하우스를 갖고 있지 않은 소농이거나 고령농가이어서 겨울철에는 로컬푸드 농산물 공급이 안 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 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하는 2천여 농가를 대상으로 작물 종류별 재배순서와 출하시기조절, 품목선정, 품질관리, 가격결정방법, 농약 안전사용 등을 교육해 안정된 소득창출을 도왔으며 매장당 판매품목도 지난해 486종에서 506종으로 다양화됐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하는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올해 1억 1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잔류농약 검사 비용도 지원했다. 앞으로는 로컬푸드 직매장·가공센터·레스토랑·텃밭·체험장·교육관 등 로컬푸드 시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로컬푸드 몰(Mall)’을 조성해 로컬푸드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 운영될 예정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경기도내 로컬푸드 직매장 매출은 작년 동 기간 191억원보다 96억원이 늘어난 28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신장률이 50%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총 매출액 450억원의 64%로 올해 목표액인 600억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전망이다.

 

도는 내년에 ‘로컬푸드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생산자 조직화 교육과 도농교류 및 체험주관, 우수 로컬푸드 인증, 군납 품목인증 및 실태조사, 농산물 안전성 관리, 가공 농식품 개발, 향토음식 발굴지원, 협의회 운영 등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로컬푸드는 이제 단순히 먹거리 공급을 넘어 지역사회 공동체를 복원하고 도시와 농촌의 협동경제를 통한 선순환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로컬푸드를 연계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해 도민의 안전 먹거리 해결과 근교농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로 도시와 농촌이 공존·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열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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