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철 농업인 건강관리와 안전사고 예방

옛말에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은 것을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은 것’이라 하였다. 건강한 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한 것이다. 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농작업 재해가 높아 국제노동기구(ILO)에서 3대 위험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른 산업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안전재해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농업 노동력의 노령화와 일손부족 탓에 무리한 농작업과 농기계, 농약, 시설물 등의 의존도가 커지면서 사고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업인들은 농작업을 하면 힘을 많이 쓰거나, 쪼그려 작업하며 허리를 숙이는 등 부적절한 자세로 허리, 무릎, 목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 만성적인 질환인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기 쉽다. 농작업과 관계된 농업인 건강 문제의 60%가 근골격계질환이다. 

특히 요즘 같은 폭염이 발생하는 무더운 농사철에는 폭염으로 인한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주의보는 일 최고 기온이 33℃ 이상이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며, 경보는 일 최고 기온이 35℃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발령된다.

 

농업인들은 폭염이 발령되기 전에 집에서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의 연락처를 확인하고, 냉방기를 사용할 때 실내외 온도 차를 5℃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휴식시간은 장시간보다 짧게 자주 갖고, 시설하우스나 야외 작업 시 통풍이 잘되는 작업복을 착용하며 작업 중에는 15∼20분 간격으로 1컵 정도의 시원한 물과 함께 염분 물 1L에 소금 12작은 술을 섭취하여 탈수증을 예방해야 한다.

경보가 발령되면 정오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야외 및 시설하우스 작업을 금지하며 휴식을 취하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 신체 허약자, 환자 등은 외출을 금지하는 게 좋다. 가족이나 친척, 이웃이 수시로 건강상태를 점검해 한여름철의 불볕더위 시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농작업은 기계화 덕분에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가끔 안전사고도 발생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농촌의 농기계 운전자의 연령은 70세 이상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며, 농기계 교통사고의 전국 평균 건당 사망률은 10.7%로 일반 교통사고보다 7배나 높은 실정이다. 주요 농기계로는 경운기, 트랙터 등이며 사고원인은 운전 부주의, 안전수칙 불이행, 정비불량 등으로 안전 불감증 및 관리 미흡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기계를 안전하게 활용하려면 이에 관한 안전교육이 필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다양한 농기계 교육을 수요자의 수준별 맞춤형 교육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기계의 올바른 사용법 및 운영에 필요한 지식과 응급조치 요령까지 교육함으로써 영농에 종사하는 농업인의 안전을 지켜 드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농업은 깨끗한 환경에서 작업하므로 업무상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농업은 안전과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또 농촌에서는 대부분 가족 중심의 농작업을 하기에 농업인 자신이 근로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업무상 사고 및 질병 개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농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간산업이면서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농작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의 건강문제와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안전사고 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는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1차 산업인 농산물 생산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최미용 경기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