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부터 오전, 오후, 야간 훈련까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365일 변함 없이 노력한다.
이들이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경기력 향상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함이다. 과거에는 피나는 노력과 극기로 역경을 견뎌내는 ‘헝그리 정신’이 중시됐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무조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투자의 전부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현대 스포츠에서는 과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노력 이상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스포츠과학의 힘은 필수적이다.
■ 이제는 ‘스포츠 과학 시대’
스포츠과학의 중요성은 이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 대회를 통해 입증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스포츠과학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앞장섰다. 과학적 방법을 스포츠에 접목해 선수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장점을 극대화하며 최상의 결과 이끌어내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역도의 장미란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대퇴직근 좌우근력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비대칭 근력의 밸런스를 바로잡는 훈련 끝에 ‘역도 여제’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 다른 예로 ‘마린보이’ 박태환을 들 수 있다. 0.001초 차이로도 순위가 갈리는 수영에서는 미세한 저항을 줄이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동반된다. 박태환은 과학 분석을 통해 전신 수영복을 입었을 때와 반신 수영복을 입었을 때의 기록 차가 있음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박태환은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기록을 줄여나갔고, 반신 수영복을 입고 출전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노력 중에 이제 과학의 힘을 빼놓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 ‘체육웅도’ 스포츠 과학 날개 장착
대한민국 스포츠를 선도하고 있는 ‘체육 웅도’ 경기도에도 스포츠 과학 시대가 열렸다. 지난 7월 문을 연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경기도 소속 엘리트 선수들의 종목별, 연령별 특성에 따른 체격과 신체조성, 기초체력, 전문체력, 운동역학 및 스포츠 심리 등을 측정하고 평가해 개인별 맞춤 훈련가이드를 제공하는 전문기관이다.
경기도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경기스포츠과학센터를 설립함에 따라 그동안 국가대표 등 3% 미만의 선수들에게만 제공됐던 스포츠과학 지원 서비스를 경기도 소속 일반 선수들도 폭 넓게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스포츠개발원에 축적된 각 종목별, 연령별 국가대표 선수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비교자료로 활용해 분석결과와 훈련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연성 센터장과 손희정 선임연구원, 김영조ㆍ김한솔 연구원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을 갖춘 경기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들은 운동부하검사, 등속성근관절기능검사, 윙게이트 등 29종의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81가지 운동능력을 측정ㆍ분석해 경기도 선수들에게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스포츠심리학 관점에서 운동처방을 내리고 있다.
■ 체계화ㆍ차별화된 ‘경기스포츠과학센터’
경기스포츠과학센터의 프로그램은 일반지원과 현장 밀착지원, 스포츠과학교실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체력과 정신력을 측정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반지원은 스포츠심리 검사부터 시작된다.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 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로 불안과 각성수준, 자신감, 집중력, 심리기술, 컨디션 등 각 항목에 대한 결과가 제공된다. 이어 체격, 신체조성, 기초체력, 전문체력(기술) 순으로 측정이 진행되며, 연구원들이 1~2주 내에 학교 및 훈련장을 직접 방문해 개인별 운동처방과 훈련프로그램을 피드백 해준다.
이 밖에도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트레이닝 및 처방장비를 추가 도입해 경기도만의 특색 있는 스포츠과학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우수선수의 조기 발굴ㆍ육성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스타 육성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홍완식 기자
사진=전형민 기자
“체계적 과학 서비스 제공 글로벌 스타 육성에 최선”
“글로벌 스타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기스포츠과학센터의 정연성 센터장은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스포츠과학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우수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조기에 우수선수를 발굴ㆍ육성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해 경기도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지역 스포츠과학 지원체계의 표준 모델 구축을 미션으로 설정한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오는 2020년까지 1만명 이상의 경기도 선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선수 및 지도자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스포츠과학 훈련기반을 조성한다는 각오다.
경기스포츠과학센터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종목별 지도자들과의 유대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정 센터장은 “지도자들의 경험을 무시한 채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한다면 이는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스포츠 과학은 경험, 노하우 등과 맞물려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지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연구원 모두는 경기도 소속 선수 모두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수십년 동안 축적된 대표급 선수들의 자료를 토대로 최상의 과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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