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그 후] ‘수출 전선’ 이상 없나

“엔高 고맙다”… 일본과 경쟁하는 자동차 수출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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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브렉시트 이후 국내외 경제’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EU 경제 둔화가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영국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과 경쟁하는 상품들만 놓고 볼 때 상대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은 자동차와 선박 및 관련 부품이 전체의 40%가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영국과 우리나라가 EU 시장에 수출하는 품목이 비슷해 경합도가 높은데 영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역시 자동차와 반도체 등이 주력 상품으로 전체 수출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달러 및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이런 주장이 뒷받침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는 유럽에서 일본차와 경쟁을 하고 있는데, 엔고 현상이 지속될수록 국산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브렉시트로 인해 대영 수출에 붙게 될 관세는 영국이 실질적으로 EU를 탈퇴할 것으로 보이는 2년 후에나 적용되는데 반해, 환율은 당장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분간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 무역금융 지원 강화, 무역상사 제도 손질…지원책 강화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하루하루 급변하는 세계 경제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뿐더러 브렉시트로 인해 미국ㆍ중국과의 관계에 생길 변화 등을 고려하면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 

따라서 브렉시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경기도내 수출기업들의 경우 세계 시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인데, 신규 바이어 발굴을 위한 해외마케팅 지원 확대,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한 수출입 금융지원 강화 및 환율변동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지원책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단기 수출효과가 큰 무역금융 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몽골ㆍ이란ㆍ방글라데시 등 신흥국 시장에 우리 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 신흥시장 진출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단기수출보험) 지원 규모를 14조3천억원으로 상반기 5조7천억원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단기수출보험료 할인(50%)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하고, 수출실적 10만달러 이하의 수출초보기업 1만5천개에 대해 무료로 수출보험을 지원한다.

 

또 조달청과 코트라의 해외조달 지원사업을 ‘글로벌조달 선도기업’으로 통합하고 공동으로 지원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기업 수도 올해 600개사에서 내년 1천개사로 확대하고, 벤더(판매업자)등록 입찰서 작성ㆍ사후관리 등 해외조달 전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조달 수주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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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진흥공단은 기업당 대출한도를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고 납품계약액의 최대 90%를 융자하며, 무역보험공사도 보험 보증한도를 2배가량 확대하고 이행 보증 심사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해외 공공조달 전문전시회 참가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이같은 지원을 통해 올해 10억달러로 추산되는 해외조달시장 진출 규모를 내년까지 30억달러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울러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 기업화를 위해 전문 무역상사 제도도 전면 손질한다. 무역상사 제도에 따라 현재 전문 무역상사가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 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업계의 활용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전문무역상사를 종합상사,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으로 세분화한 뒤 보다 다양한 기업이 무역상사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특히 종합상사나 유통기업 등 수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경기도도 이런 흐름에 맞춰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브렉시트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로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수출 유관기관 및 경제단체와 공조 체계를 강화해 도내 기업들이 겪게 될 어려움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다양한 수출지원사업을 통해 신규 바이어 발굴, 신시장 개척 등 (중소)기업들의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수출 금융자금 등 자금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경돈 중진공 경기지역본부장은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고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지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수많은 경제위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준 중소기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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