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부 때문에 지쳐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 없는 지식과 미래에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 정도를 학원이나 학교에서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늦은 시각까지 잠을 쫓으며 공부해야 하고, 공부 안하면 혼나고. 그래도 그 시절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묻는다면 우리 지배적인 사유 구조 때문일 것이다. 자크 라캉이 말한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성공 기준에 들어가기 위한 욕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 다름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소위 말하는 사회의 1% 고착화된 신분을 위한 욕망이라는 전차에 올라타려는 것이다.
노력과 선천적 재능의 비중을 조사한 연구를 보면 노력은 공부의 4% 정도만 기여한다는 결과도 있지만 천재도 둔재로 만들어 버리는 획일적인 기준에 맞추려고 아까운 청춘을 보내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 때문에 걱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교 졸업자 비율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보니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 대학이 순수한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공간이 된지 오래다.
최근 대졸자들이 선호하던 조선·해운 산업의 부진은 안정적인 공무원을 더 선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취업한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자들의 모습은 그리 행복하지 않다. 마치 책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줄무늬 애벌레 얘기와 흡사하다.
줄무늬 애벌레가 자신의 삶이 의미 없다고 느끼면서 길을 떠나던 중에 다른 애벌레를 밟으면서 올라가는 애벌레 기둥을 발견하고 경쟁하면서 올라간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실망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나비가 된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취업이라는 경쟁을 통해 목표에 다다르지만 막상 자신의 의도했던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필자는 돈키호테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견뎌낼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별을 잡으려는 생뚱맞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창조성이고 창발성이다. 우리는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자신의 미래 모습을 결정한다. 남들 다 하는 경쟁의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가지 않은 길’ 의 시구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서 새로운 삶의 방향을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한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확인할 방법 또한 없다. 설령 그 길이 험난하더라도 인생의 묘미는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어서는 데 있다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말처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탄력성(resilience)이 필요하다. 이 다음에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서 그것이 삶을 달라지게 했다는 흐뭇한 미소를 짓기 바라본다.
임창덕 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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