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권리와 인형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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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피노키오’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1개 작품, 49회 공연의, 15일간의 경기인형극제가 펼쳐진다. 

8명의 작가로 시작한 에든버른 프린지 페스티벌은 이제 세계적 축제로 발전한 것처럼 경기인형극제는 2002년 시작은 미약했지만 15회를 거듭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축제 초반에는 일본과 중국 중심의 해외극단 초청에서 올해는 러시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스라엘 일본으로 확대됐고 주변 조건이 어려운(사스, 메르스, 세월호, 누리과정)사정임에도 수년간 유료 객석점유율이 80%를 넘는 것은 경기인형극제의 외형적 성과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또한 3년 전에 경기도 인형극 발전과 인형극제를 전담하는 사단법인 ‘경기인형극진흥회’가 출범하여 다양한 축제기관과 교류하며 연중 사무국을 운영하여 인형극제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내적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경기도와 수원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고 작품선정위원과 행사위원으로 바쁜 시간을 내어 활동해주신 분들의 헌신, 직접 스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과 자원봉사자의 노력, 직접 작품을 출품해주시는 극단의 성원으로 이룬 성과일 것이다.

이분들에게 지면을 통해서나마 경기인형극제를 처음 시작한 장본인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인형극에 있어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기도에서 인형극제를 시작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았다. 인형극은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어른들의 인식이 우리를 가장 힘들게 했다. 해외 축제를 나가보면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을 볼 때가 많다. 삼대가 곧 볼 공연 이야기를 하며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기다리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부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다. 특히 경기도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시에서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번 계획은 앞서 06년 서울시 최초로 수립한 ‘비전 2015, 문화도시 서울’(5개 분야 27개 과제)이 종료됨에 따라 새롭게 수립한 것으로, 기존 계획의 핵심 방향인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계획을 담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는 2013년 기본구상에 들어가 약 1천명의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한 55회 이상의 라운드테이블, 엽서식 설문조사를 통한 시민 5천명의 의견 수렴,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쳤으며, 문화 관련 단체, 시민, 실무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문화계획위원회’ 주도로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을 최종 수립하게 됐다”라고 밝히고 있다.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었다.

 

이에 경기도의 사정은 어떤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풍성하고 다양한 문화 사업들이 각계의 전문가와 도민들의 열렬한 참여 속에 경기도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야 할 때 경기도 산하기관 통폐합안에 경기도문화의전당과 도립박물관, 미술관이 포함되었다.

거리에 공연을 알려야 할 게시대는 ‘문화말살 정책반대 경기도문화의전당 폐지 반대’라는 현수막이 차지하고 있고 도의 문화예술지원을 전담해야 할 경기문화재단은 선장은 사라지고 대형기획사 따라하기에 바빠 재단 본연의 존재이유를 잊어가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위 내용은 지도자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여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이참에 꼭 보여줬으면 한다. 모든 정치는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어떻게” 라는 부분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정치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생각이 기우였다는 것을 경기도가 증명해주면 참 고맙겠다.

 

2014년 12월 제정된 문화기본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은 차별받지 아니하며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활동에 참여하며 향유할 권리를 갖는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에 경기인형극제는 도민의 문화적 권리가 실현되는 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지금보다 더욱 풍성한 축제로서 거듭날 것을 약속하며 이 글을 맺는다.

 

김상회 경기인형극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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