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외야수 유한준(35)은 지난 9·10일 인천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경기에서 그가 쓴 기록은 타율 0.625,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667. 4번 타자에 걸맞은 성적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한 유한준은 지난 5월6일 한화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타구를 쫓던 중 허벅지 안쪽에 이상을 느껴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6주 진단을 받았다. 치료와 재활을 마치고 1군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진 꼬박 38일이 걸렸다. 유한준 스스로도 “이렇게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어본 적은 2011년 시즌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긴 시간이었다.
유한준은 복귀 후 한동안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복귀전에서 홈런을 쏴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 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긴 했다. 다만, 그 수가 많지 않았다. 멀티 히트를 작성한 경기수도 4경기에 불과했다. 결국 3할 중반대(0.354)였던 타율은 3할 초반대(0.312)까지 추락했다.
타구의 질이 떨어져 있었다. 넥센에서 뛰던 작년 188개의 안타를 때려 리그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쥔 유한준의 당시 BABIP(인플레이된 타구의 안타 비율)는 0.380으로 팀 내에서 박병호(0.403)에 이어 두 번째로 좋았다. 타구의 스피드가 뛰어나고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았다는 뜻이다. 넥센 선수들은 이런 유한준을 두고 ‘BABIP 신(神)’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 복귀 후 유한준의 BABIP는 지난 시즌보다 1할 넘게 하락한 0.275에 그쳤다.
지난 주말 2경기는 달랐다. BABIP가 무려 0.571에 달했다. 타구의 질은 속도도 있지만 얼마만큼 자기 스윙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만큼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이야기다. 유한준은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잘 맞은 타구가 잡히고 해서 생각이 많았다”라며 “타격이 살아났는데 조금 더 집중해서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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