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양하게 콩이 이용되어 왔으며 우리 민족이 살아오는데 청동기시대부터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아주 중요한 단백질원이다. 콩에는 영양성분이 많아 40% 내외의 단백질, 20% 내외의 지방, 탄수화물, 20% 내외의 식이섬유와 무기질과 비타민도 많다.
또한 지방간 예방과 혈류개선 등에 좋은 레시틴 성분이 많고, 활성산소를 억제하여 암 등을 예방하는 사포닌과 여성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고 유방암, 난소암 예방, 심혈관 질환 개선에 관여하는 이소플라본 등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콩은 조선시대에 북부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쌀, 인삼과 함께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정도로 그 명성이 높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공상(供上) 품목으로 쌀 1말과 콩 1되가 맞교환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경기지역 콩은 쌀의 5배 이상 가치가 있다고 되어 있다.
약 100년 전 파주 장단지역의 이름으로 된 ‘장단백목’이 우리나라 최초로 장려품종이 되었으며, 경희대학교 권신한교수 등(1974)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재래종 콩을 각 도별로 수집한 결과 경기도에서 다양한 재래종 콩이 가장 많이 수집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경기도 콩은 예부터 주산지로 명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는 곡물생산에 최적의 기상 환경을 갖춘 북위 37도와 38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고, 토질이 좋아 물 빠짐이 잘 되어 콩 재배에 유리한 토양을 지녔다.
최근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콩 꼬투리가 익어가는 성숙기 기상조건이 콩 품질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즉 콩 성숙기의 평균기온이 22℃ 전후, 낮과 밤의 일교차가 11℃ 전후에서 양분 축적이 잘 되어 품질이 좋고 기능성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많아 우수한 콩이 생산된다.
이러한 기상 조건이 잘 맞는 지역이 바로 경기도이며, 콩 주산지가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매년 11월 파주에서 개최되는 장단콩 축제에 약 80만명의 소비자가 찾는 것을 보더라도 경기지역에서 생산된 콩의 인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콩 명품화를 위해 경기도에 적합한 신품종을 개발하였는데 그 중 수량이 많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두부 가공용으로 적합한 ‘만풍콩’과 성숙기가 빠르고 쓰러짐에 강하며 국내 최고의 수량성을 가진 ‘연풍콩’, 뿌리썩음병, 바이러스병 등 병과 습해에 강하고 콤바인 수확에 유리한 ‘강풍콩’이 재배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콩이 노란색인데 최근에 개발된 청색콩 ‘연천13호’가 새로운 인기를 끌고 있다. ‘연천13’호는 이소플라본이 기존품종보다 50% 이상 많고, 당류와 비타민E가 많아 두유 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색이 청색으로 시중의 흰색 두유와 차별되고 맛이 더 고소하여 선호도가 높다.
경기도 콩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신품종을 개발하고 농업인은 명품콩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우수한 품질의 안전한 콩을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지속적인 농업인 교육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종자생산부터 판매까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콩 재배 매뉴얼에 따라 안전하게 생산된 고품질 콩이 밥상에 오를 수 있을 때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확보하여 명품 경기콩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영희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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