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일까? 물건을 사는 사람은 정성 들여 그물로 조개를 거두는 심정으로 사는 것이며, 반대로 파는 사람은 그 모은 정성을 선비의 마음과 자세로 물건을 팔아야 함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선비의 마음으로 물건을 파는 팔 ‘매(賣)’에 삼수변(水)이 붙으면 어떤 단어가 될까? 도랑 ‘독(瀆)’이 된다. 농경사회에서 작은 도랑을 만드는 일은 생명을 주는 일과 같은데, 도랑을 만들어 타인에게 유익과 도움을 주는 사람 역시 선비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다시 팔 ‘매(賣)’에 말씀 ‘언(言)’이 붙으면 읽을 ‘독(讀)’이 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읽도록 쓰고 말하는 사람은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파는 사람이며 이 역시 선비의 마음으로 해야 함을 깨닫게 해 준다.
그런데 ‘매(賣)’에 계집 ‘여(女)’가 붙으면 과연 어떤 단어가 될까? 놀랍게도 더럽힐 ‘독()’이 된다. 자신의 욕망과 욕정을 위해 사람을 사고파는 일은 결코 더러운 독이 됨을 발견한다. 사람은 결코 사고파는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점점 사회가 무섭다고 말한다. 이는 어쩌면 선비의 마음을 점차 잃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침식된 우리사회와 병든 생각을 치료하는 길이 무엇일까? 우리의 병든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서 선비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도 이스라엘 통일 왕국을 이끌었던 다윗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윗은 그의 노년, 세상을 떠날 날이 다가 옴을 알고 그의 아들 솔로몬을 불러 유언하기를 “나는 모든 인생이 가는 길로 간다.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라.
그리하면 네 삶이 형통하리라”는 것이다. 다윗은 장차 자신을 이어 한 나라를 이끌어 갈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장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장부의 덕목이 무엇인가? 그것은 “외유내강”이 아닌가? 반대로 소인배는 ‘내유외강’한 사람이다. 인생은 일생이다.
인간은 그 삶이 어떠하든지 간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모든 인생은 역사의 지평에 아무리 미미한 존재라 할지라도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 영향력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냐, 죽이는 것이냐 하는 것일 뿐이다.
성서의 표현을 하나 더 빌리자면 다윗의 유언을 받들어 왕이 된 솔로몬의 지혜서에서 인용하고 싶다. 그는 지혜의 책에서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여기에서 난다”고 말씀한다. 또한 “마음이 어떠한즉 그 사람됨도 그러하다”라고 말한다. 마음이 좋으면 좋은 사람이요, 마음이 크면 큰 사람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이 마음이 필요하다. 이 마음으로 회복되고 치유되어야 한다.
겸손하게 자신의 완악함을 인정하고 깊은 성찰과 함께 소원을 마음에 담아보자. 선비의 마음을 넘어 대장부의 마음을 품기 시작할 때 우리 사회는 더 아름다운 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반종원 수원침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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