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를 추락 위기에서 구해낸 건 우완 주권(21)이었다. 그는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선발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kt는 두산을 5대4로 누르고 단독 8위로 올라섰다.
경기를 앞두고 kt 더그아웃 분위기는 무거웠다. 평소 말수가 적은 조범현 감독도 이날은 유난히 더 침묵으로 일관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전날 두산에 완패(1대9)하면서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날마저 패하고, 한화가 KIA를 이긴다면 공동 9위 자리를 허락해야 할 처지였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상당했을 법도 한데 주권은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1회부터 최고 시속 145㎞를 찍는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섞어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그 사이 박경수는 3회말 쓰리런 홈런을 쏴 올리며 주권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주권은 5회초 두산 선두타자 닉 에반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경기를 잘 풀어가다도 5회만 돼면 무너지길 반복했던 그였다. ‘5회 징크스’가 다시금 재현되는듯 했다. 이때 kt 포수 김종민이 마운드에 올라가 “나간 주자는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를 생각하자”며 주권을 다독였다.
마음을 추스른 주권은 이후 연속 2안타를 맞고 두산 김재호에게 희생플라이이 허용해 2점을 잃었지만,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주권은 “(김)종민이형과 (박)경수형의 도움으로 편한 마음가짐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주권은 6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요한 피노에게 넘겼다. 시즌 첫 승이자, 완봉승을 거둔 지난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 행진을 이어갔다.
주권이 주연이었다면 마무리 김재윤은 특급 조연이었다. 김재윤은 5대3으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마운드에 올라 0.2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 김인태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2사 1, 2루에서 김재호를 땅볼로 처리하고 주권의 승리를 지켰다. 앞선 8회 등판한 심재민은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홀드를 챙겼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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