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소중한 가치를 사유하는 ‘인문학 아고라’와 인문학과 예술이 융합한 문화예술 강연 ‘렉처콘서트’가 그것이다. 계절이나, 매월 특색에 맞게 기획을 하고 있는데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최근 시각장애우로 구성된 한빛 예술단을 초청해 ‘소리愛 빠지다’란 주제로 렉처콘서트를 열었다.
한빛 예술단은 안마 대신 음악을 하고 싶다는 시각장애우들의 열망에 따라 2005년 창단된 단체다. 오케스트라, 브라스앙상블, 체리티중창단 및 팝밴드 블루오션 등 8개의 전문 연주단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한빛 예술단 체임버오케스트라 김종훈 지휘자의 해설로 진행된 이날 렉처콘서트는 금관악기로 구성된 브라스앙상블이 영화 ‘시스터액트의 나 그를 따르리(I will follow him)’을 경쾌하게 연주하면서 시작돼 체임버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연주로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신 쏟아 냈다.
이날 인재개발원 대강당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관람객은 시각장애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연주에 천상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생애 처음 느껴봄직한, 결코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감동적인 무대를 경험했다. 한빛 예술단원들은 모두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어떤 단원은 태어나면서부터, 그리고 어떤 단원은 성장과정(후천성 장애)에서 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이었다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힘찬 울음으로 부모님께 감사함을 표현했을 텐데, 한빛 예술단원들은 그러지 못했을 것을 생각하니 필자의 마음이 먹먹해 왔다.
어디 이것뿐이었을까? 성장과정에서의 많은 장벽과 어려움이 장애우와 부모들을 더욱 어렵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빛 예술단원들은 그 어려운 환경들을 음악으로 극복하고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역량을 갖춘 세계 유일의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전문 연주단으로 거듭났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장애인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개·폐회식 단독 무대를 갖는 등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의 위상을 세계 방방곡곡에 널리 알리고 있다. 이렇듯, 한빛 예술단원들은 정상인보다도 더 훌륭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성장했으며, 음악으로 장애를 극복한 삶과 연주를 통해 어둠속에서 찾은 빛을 희망으로 승화시켜 우리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희망 콘서트, 소리愛 빠지다’를 함께 하면서, 필자는 한빛 예술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둡고 답답한 오늘의 현실을 밝게 비추는 희망의 전도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3포 세대, 7포 세대로 불리며 힘든 시기를 보내는 우리 청년들에게도 이들 같은 희망의 전도사가 빨리 나타나 우리 청년들을 밝게 웃도록 행복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봤다.
끝으로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되는 인문학아고라와 렉처콘서트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열린 행사라는 점을 알려드린다. 앞으로 계속될 예정인 행사에 많은 도민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 또, 한빛 예술단원 모든 분들 앞날에 건강과 행복 그리고 음악가로서의 더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해 본다.
김원섭 경기도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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