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손이 필요하신 분, 부천준법지원센터에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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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순쯤 부천시청 1층 민원실, 따뜻한 봄바람에 부쩍 늘어난 방문객 사이로, 전광판에 ‘일손이 필요한 시민들께서는 부천준법지원센터에 신청하세요.’라는 홍보 문안이 떴다. 지나가던 몇몇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꼼꼼히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법무부는 2013년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사회봉사 집행에 있어 국민공모제를 도입하고 있다.

 

국민공모제란 주민들이 필요한 인력을 준법지원센터에 신청하면, 이에 해당하는 기능을 가진 사회봉사 대상자들을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다.

 

지원 분야는 사회적 약자 또는 공공 이익에 부합되고, 사회봉사 대상자들이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농어촌 일손 돕기, 소외계층 지원, 긴급재해 복구, 복지시설 지원 등으로, 희망자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홈페이지(관할 준법지원센터 클릭)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사회봉사 국민공모제는 범죄자의 재사회화를 통한 사회복귀라는 형사정책 목적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닌 다양한 특기 기능을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 행정은 행정의 민주성과 대응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즉 행정이 공공문제의 해결 및 서비스의 생산·분배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국민공모제는 현대 행정의 이념을 잘 살린 제도라고 본다.

 

올해 3월 말 현재, 부천준법지원센터는 농협 또는 개인 등으로부터 국민공모제 신청을 받아, 40여 농가에 500여 명(연인원)의 사회봉사대상자들을 투입하여 농촌 일손 돕기를 한 것을 비롯해, 질병으로 이사에 어려움을 겪던 한 부모 가정의 이삿짐 옮겨주기, 동파된 홀몸노인 세대의 보일러를 수리, 비닐하우스 화재 농가 잔해 정리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했다.

 

수혜 농가의 반응도 좋다. 김포시 하성면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유모(40)씨는 “처음에는 범죄자를 대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내키지 않았는데, 막상 접촉해보니 우리 이웃과 다름없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내었다.

사회봉사명령대상자 홍모(40)씨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내 일처럼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도 게으르고 불평불만이 많았던 나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수요자 중심의 사회봉사 집행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됨에 따라 사회봉사에 대한 지역주민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져, 인력을 요구하는 신청자들이 부쩍 늘었다. 올해 부천준법지원센터는 농촌일손 돕기에 2천명 이상 투입할 예정이며,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의 특기·기능을 활용, 범죄피해자 및 다문화 가정의 지원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흥수 부천준법지원센터 집행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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