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에 걸려도 평생 살 수 있다!

▲ 소의영-3

갑상선암에 걸려도 평생 살 수 있다!

갑상선암은 유독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30여 만명으로, 인구 비율로 따졌을 때 유럽의 7배, 일본의 8배에 달한다. 특히 국가 암 등록사업 연례보고에 따르면 30~40대 젊은 연령대의 발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내분비외과학회 이사회원(council member) 겸 한국 대표로 선임된 소의영 아주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갑상선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다른 나라보다 두드러진데, 왜?

A. 갑상선암 초음파검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초음파검사 비용이 저렴하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등 의료 시스템이 발달했다. 초음파검사 기계가 나날이 좋아지고, 손기술이 뛰어난 것도 한 몫 한다. 마지막으로 갑상선암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BRAF 유전자가 다른 나라보다 많이 발견되는 점을 들 수 있다. BRAF 유전자는 외국의 경우 40~60%, 우리나라는 80% 정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Q. 갑상선암에 잘 걸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가?

A. 여성이 남성보다 4~6배 잘 걸리는데,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걸릴 확률이 높다. 갑상선 양성 결절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잘 걸리고, 고도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2~4배 많이 걸린다. 이 두 경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암과 아무 관련 없다.

Q. 갑상선암에 걸리면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가?

A. 그렇다. 갑상선암은 암의 진행 속도가 느려 예후가 좋은 편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의 크기가 커지고 주변으로 퍼지며, 다른 장기에 전이되는 것은 다른 암과 비슷하기 때문에 수술해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은 전절제술과 일엽절제술이 있다. 전절제술은 재발률이 낮지만,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먹어야 한다. 일엽절제술은 한쪽의 갑상선의 기능을 살릴 수 있지만, 재발률이 높다. 갑상선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의사 사이에서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Q. 갑상선암 수술을 하면 갑상선호르몬제제를 평생 먹어야 하는데, 괜찮은가?

A. 갑상선암 환자는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을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갑상선 전절제술을 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엽절제술을 원하는 환자도 많다. 하지만 일엽절제술을 해도 암의 재발을 줄이기 위해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호르몬제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중요한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암의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Q.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대부분의 경우 갑상선암에 걸려도 평생 살 수 있다. 재발했다 해도 다시 완치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완치되지 않은 경우에도 여러 번의 수술로 더 나을 수 있다. 갑상선암은 예방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은 45~65세인데,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갑상선암에 걸린 부모형제가 있는 사람은 15세 이후부터 1~2년에 한 번씩 초음파검사를 하고, 가족력이 없는 사람은 30세 이후부터 2~3년에 한 번씩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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