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기의 빅매치가 있었다. 다들 잘 알다시피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고수 알파고와 5번의 대국이다. 결과는 1승 4패로 이세돌 기사가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번 대국에서 구글이 이세돌에게 1억9천만원을 쓰고 1천190억원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인간처럼 학습할 수 있는 컴퓨터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는 것도 학습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람이 단순히 처리하는 기능적인 부분뿐 아니라 바둑에서의 사례처럼 특수한 분야에서도 사람의 능력을 능가하는 실력을 발휘하게 된다면 사람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기계에 지배를 당하는 세상이 과연 올 것인가? 이런 세상을 겪는다는 것을 상상하면 끔찍해진다. 그러나 점점 인간의 일이 지능화된 기계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는 현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앞으로 수돗물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도입한 이러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수도관망이 컴퓨터로 수량, 수압, 수질이 관리되고 자료가 모이면 빅데이터를 활용, 사전에 문제를 해결해주는 인공지능으로 발전할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시간에 수압 저하가 있는 지역은 수압저하요인을 분석하여 자동으로 관로 조절하던지 또는 가압을 해 수압저하를 미리 예방하게 되고 출수 불량지역이면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수돗물을 관말 지역에서 자동으로 퇴수를 하는 식이다.
또는 정체구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망을 스스로 관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갑작스런 관로파손으로 인한 누수도 실시간 감시, 자동으로 제수변이 닫히게 되고 노후 관로로 인한 미세 누수이면 종합분석하여 노후관 교체를 하라던지 사전에 노후관의 누수징후가 보이면 알아서 진단을 하게 된다.
현재는 수질과 수량, 수압을 모니터링하고 추이를 사람이 판단해서 조정하는 정도까지인데 좀 더 진화된 형태로 Smart Water Grid(SWG)개념이 확장되면서 인공지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군다나 자료들이 빅데이터로 수집되면서 복잡한 현상을 일일이 사람이 분석할 수가 없다. 결국 인공지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우리 상수도사업소는 작년에 ‘수원스마트워터시티 상수도고도화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오는 2020년까지 생산부터 관망관리 및 요금까지 정보화 로드맵을 수립했다. 제1단계는 2017년까지 관망감시를 완료하고 제2단계는 2019년까지 관망관리시스템구축, 통합관리시스템, 상수관리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하고 제3단계 2020년 이후에는 스마트 원격검침시스템 및 스마트 누수탐지시스템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원활하게 SWG가 운영된다면 이후에 인공지능에 자료를 분석하고 결정까지 넘겨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못된 짓을 못하도록 예방조치를 취하거나 외부의 침입자에 의해 조작이 되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해야 되는 것은 필수적일 것이다.
깨끗하고 좋은 물을 마시고자 하는 열망을 이루려면 이렇게 기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쉬운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천재 프로 바둑기사인 이세돌이 졌다 하니 결국 대세는 거를 수 없는 모양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수도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중심의 휴먼시티 완성이 아닐까?
신동은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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