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부의 방침에 대해 사람들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우려감을 지우지 못한 표정이다. 알파고는 철저하게 민간기업의 창의적 발생으로 시작된 것인데 정부가 전면에 나서면 창의성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은 인재를 만들고 인재가 미래를 만든다고 했을 때 지금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인재상이 창의적 인간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창의성은 풍부한 기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는 능력이다. 또한 새로운 시각과 융통성 있는 사고를 통해 방대한 양의 정보와 지식을 가치 있는 아이디어로 연결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세계 각국은 ‘창의적 인재 육성’에 교육 패러다임을 맞추고 학생의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사람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전 세계를 움직이는 만큼, 미래사회의 국가경쟁력이 국민의 창의성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에서도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우리나라 교육이 과연 창의성을 키우는데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스티브잡스나 에디슨이 우리나라의 교육을 받았다면, 잡스는 분명 문제아 취급을 받았을 것이고, 에디슨은 지진아 취급을 받으며 쓸쓸히 사라졌을 거란 예상은 어렵지 않다.
세계최고의 컨설팅 회사가운데 하나인 맥킨지가 펴낸 학교에서 직장으로(Education to Employment)라는 보고서는 ‘강의’가 최악의 수업방식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도 이런 문제를 인정하고 오래전부터 문제 기반학습, 프로젝트 중심학습, 능동학습, 협력학습, 팀학습 등의 다양한 혁신적 교수법을 추진했지만 교실 현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강의에 관한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교사는 교과서 등을 열심히 공부해서 학생에게 충실히 전달하고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이를 전달받는다. 이러한 강의가 학생들의 실제 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질문하는 교실, 해답을 찾기까지 함께 토론하고 모색하며 기다리는 교사. 그래서 학생 내면의 소질과 적성, 재능에서 꿈과 끼를 이끌어내는 교육이 되도록 우리의 수업은 바뀌어야 한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것은 전달받는 지식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행동을 통해 습득한 유연한 지식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강의 대신에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간에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방식의 수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지그재그, 창의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의 저자 키스소여(Keith Sawyer)는 “창의력은 특별히 뛰어난 사람들만 독점하는 자질이 아니다.”라며 창의력 향상 훈련과정을 거친 뒤에는 누구나 창의성을 자유자재로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원점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류호열 경기도 교육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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