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선거는 끝났다… 지금부터 중요하다

강해인 정치부 부국장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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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은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 결과는 박근혜정부와 여당에 대한 분노가 야당을 향한 표몰이로 준엄한 심판을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거듭된 승리에 취해 잊고 있었던 성공 비법을 되살려 낼 수 있다면 패배는 약(藥)이 될 수 있다. 

그러려면 12년 전 천막 당사 시절처럼 쇄신(刷新)하는 것밖에 달리 길이 없다. 박 대통령이 그간 위기의 순간마다 선보였던 극적인 변화와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다.

 

문제는 선거 이후의 국정과 정치의 운용이다. 국정은 단판 승부가 아니다. 상대를 매도하는 것만으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순간적인 꼼수로 선거에서 이길 수는 있지만,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묘수가 될 수는 없다. 선거 기술이 탁월하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은 더구나 아니다. 선거에서 승리한 야권이 국민으로부터 만능 키를 받는 것도 아니다. 지역주의가 판을 치는 소선거구제하에서 국민의 의사가 극도로 왜곡된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선거 결과와 달리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는 지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야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북한 핵과 안보문제는 여전히 엄중한 상태이다.

 

안보장사라고, 종북세력이라고 서로 비난만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추락하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들려오는 소식은 온통 잿빛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1970년 이후 최장기인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4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7%나 줄었다. 30대 그룹 고용 인원이 1년 사이 4천500명가량 감소해 고용 감소율 0.4%를 기록했다. 늘어도 시원찮은 수출과 고용이 더욱 암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박근혜정부를, 국회를, 여당을 심판하기만 하면 좋아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치권이 모두 나서 지혜를 모아도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여권은 초상집 분위기고 야권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에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여야 모두가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듯하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발전, 정권교체는 의미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수년간 이어온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민의 삶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끝을 모르고 뛰어오르는 집값으로 인해 서울에 살던 이들은 경기도와 인천시로 밀려나고 있고,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방살이로 전전하고 있다. 실질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며 밥상은 헐벗고 있다.

 

선거 때 들었던 국민의 한결같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외침을 소중히 받아들여 여야는 국민이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민은 자신들의 뜻을 읽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단순히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축제는 아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중 귀담아들었던 소중한 민의(民意)를 국회에서 법안을 통해 실천하면 된다. 다가오는 20대 국회는 치고받고 하는 구태를 벗고 민생을 살피고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그런 국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20대 국회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아이디어의 대결장이 되어야 한다. 투표와 선거만이 정치가 아니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강해인 정치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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