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화 하남 고니학교 교장 “새들이 살아야 사람도 살아요”

‘고니학교’ 17년째 운영… 당정섬· 한강지류 등 겨울철새 도래지 알린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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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 부설 하남시 고니학교 교장

“새들이 살아야 사람도 살 수 있습니다.”

 

20년 넘게 야생조류 탐조를 통해 하남시 한강 일대를 수도권 최대 겨울 철새 도래지로 자리매김한 조류생태전문 꾼(?)이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 부설 하남시 고니학교 교장(54).

 

‘새들의 아빠ㆍ새 지킴이’로 더 잘 알려진 서 교장은 미사리 한강 내에 위치한 당정섬(작은 모래섬)과 덕풍ㆍ산곡천(한강 지류) 주변을 겨울 철새 도래지로 부각시킨 장본인이다.

 

서 교장이 하남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1985년으로 강변의 넓은 모래와 자갈밭, 햇빛이 강물에 반사돼 별이 떨어져 내린 듯 반짝거리고 있는 수면, 가장자리에서 무리지어 노릴고 있는 큰고니들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지난 1994년 겨울부터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멸종위기야생동물2급) 28마리 관찰하기 시작해 90년대 말에는 60여마리, 2000년 100마리, 2010년부터 지금까지 평균 250마리 넘게 관찰했다.

 

또, 그는 “한강권은 물론 수도권에서 이만큼 많은 무리의 큰고니가 떼를 지어 노리는 곳은 사실상 이곳 뿐이며 다양한 겨울 철새가 찾아오는 곳도 당정섬 주변”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계기로 서 교장은 당정섬 일대에서 큰고니 등 겨울 철새를 탐조하고 관찰할 수 있는 ‘고니학교’를 17년째 운영(11월~2월)해 오고 있다.

 

서 교장은 “올 겨울 이 곳을 찾은 진객은 큰고니 떼와 참수리(천연기념물243-3호ㆍ멸종위기야생동물1급) 7마리,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243-4호ㆍ멸종위기야생동물1급) 등 해마다 40여 종 5000여 마리의 겨울 철새들이 날아들어 일대 장관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참수리는 우리나라를 찾는 개체 수가 평균 7마리밖에 안될 정도로 귀한 새로 이 중 평균 5마리가 당정섬에서 해마다 목격된다”고 덧붙혔다.

 

또 그는 당정섬의 생태보호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 2012년부터 멸종위기종 조사와 보호 사업, 참수리와 흰꼬리수리의 먹이 등을 주는 ‘수리수리’를 한강유역환경청과 더불어 추진해 오고 있다.

 

게다가 그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새들이 살아가는 번식 생태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을 미사리 경정공원에서 5년째 운영하고 있다.

 

수년 전 EBS에서 방영된 자연다큐 ‘미사리 뻐꾸기’ 프로그램은 서 교장의 작품으로 백미로 꼽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14년 4월께 팔당대교 아래 자갈밭에서 흰목물떼새(도요목 물떼새과ㆍ멸종위기종 2급)의 번식 장면의 모든 과정 역시 그의 열정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서 교장은 “이곳은 수도권 도심에서 보기 드물게 야생조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습지보호구역 지정 등을 통해 추가 훼손을 막아 자연이 다시 불러들인 소중한 손님에게 사람도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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