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4방’ kt, KIA에 8대0 대승… 전날 패배 설욕

▲ 문상철

“KIA 타자들 정말 잘 치더라.”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조범현 kt 감독은 상대 타선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kt는 전날 경기에서 KIA에 장단 11안타를 얻어맞은 끝에 1대8로 대패했다. 조 감독은 “어제 KIA 타자들 방망이 돌아가는 걸 보니 우승도 가능할 것 같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훈련 때에만 타구 질이 좋고, 막상 경기에 들어서면 기복이 심하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내뱉었다. 하지만 조 감독의 말은 엄살이었다. 이날 kt는 문상철의 멀티홈런을 비롯해 홈런 4방을 터뜨리며 KIA를 8대0으로 눌렀다.

 

kt는 전날 타선의 집중력이 현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완패를 당했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하준호가 작전 지시가 있었음에도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아 도루를 시도하던 1루 주자 윤요섭이 허무하게 태그아웃된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조 감독은 하준호를 즉시 교체했을 정도로 화가 크게 났다. 이 때문에 이날 경기 전까지 조 감독이 강조한 것도 집중력이었다.

 

kt 타선은 조 감독의 주문대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봉은 문상철이 섰다. 문상철은 0대0이던 2회초 1사 1,2루에서 KIA 선발 윤석민의 137㎞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3점 홈런을 쏴 올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대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2루에서는 윤석민의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범경기 2,3호 홈런이자 프로 데뷔 후 첫 연타석 홈런이었다. 문상철은 “힘을 빼고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kt는 문상철 외에도 김상현과 김사연이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화끈한 화력쇼를 펼쳤다. 김상현은 3대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에서 윤석민의 139㎞짜리 직구를 두들겨 투런포로 연결했다. 김사연은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KIA 심동섭을 상대로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응원가 가사처럼 그야말로 ‘밀어쳐도 홈런, 당겨쳐도 홈런’이었던 셈.

 

마운드에서는 ‘승리 요정’ 트래비스 밴와트가 선발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밴와트는 4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지만, 최고 145㎞를 찍는 묵직한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삼진 4개를 잡아내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밴와트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갔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마음먹은 대로 구사되면서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문)상철이를 비롯해 타자들이 타석에서 좋은 집중력을 보였고, 밴와트가 자기 페이스대로 잘 던져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kt는 이날 승리로 시범경기 6승(1무5패)을 신고하고 승률을 0.545로 끌어올렸다.

 

잠실에선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에 3대5로 역전패를 당했다. SK는 9회초까지 3대2로 앞서고 있었으나,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박희수가 두산 이우성에게 2점 홈런 포함 3점을 내주는 바람에 고개를 숙였다. 무패행진을 7경기에서 마감한 SK의 승률은 0.600(6승2무4패)로 떨어졌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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