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이 고민이었는데, 마운드까지 골치를 썩이는 모양새다. 프로야구 kt wiz 이야기다.
kt는 2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1대8로 졌다. 5안타에 그치는 빈타 속에 선발 등판한 외국인 선수 요한 피노가 5이닝 11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한 결과다. kt는 이날 패배로 시범경기 5승1무5패를 기록, 승률이 0.556에서 0.500으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범현 kt 감독의 화두는 타격이었다. 배팅 게이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지켜보던 조 감독은 “선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범경기 팀 타율 0.229로 넥센과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IA보다는 잘 치지 않느냐는 말에도 그는 고개를 저었다. “뭘 잘 치나, KIA 김기태 감독한테 선수 좀 달라고 부탁하려던 참이었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뒤따랐다.
지난 20일 마산 NC 다이노스전까지 시범경기 10경기에서 kt가 기록한 타율은 0.256. 순위로 따지자면 0.258를 기록 중인 한화 이글스에 이은 7위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타율인 0.273보다 뒤처지긴 하나, 시범경기 특정상 백업 선수 기용이 잦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기록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조 감독은 냉정하게 팀 타선을 평가했다.
조 감독의 걱정은 괜한 엄살이 아니었다. 이날 kt는 1천631일 만에 선발로 나선 한기주(4.2이닝 2피안타 무실점)에게 꼼짝없이 당했다. 주축 선수로 분류되는 김상현(3타수 2안타), 앤디 마르테(3타수 1안타)만이 1안타씩을 때렸을 뿐이었다.
kt는 한기주에 이어 등판한 최영필, 배힘찬, 김광수에게도 힘을 쓰지 못했다. 7회초 박경수(3타수 1안타 1타점)가 KIA 세 번째 투수 심동섭에게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려 겨우 영패를 모면했다.
조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주축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 간 큰 기량 차로 고민이 많았다. 마운드는 정성곤, 고영표 등이 성장해주면서 한숨 돌렸지만, 타자 쪽에선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이날도 김사연, 문상철, 하준호 등 백업 선수들은 하나같이 무안타로 침묵했다. 조 감독의 고심이 현재진행형인 이유다.
제2선발로 평가받는 피노가 지난 등판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부진한 점 또한 두통거리로 떠올랐다. 피노는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1이닝 14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당시는 직구 구위를 점검하는 차원의 투구였다고 하나, 이번에는 직구뿐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까지 골고루 터졌다.
조 감독은 피노의 투구 수가 100개를 넘겼음에도 교체하지 않았다. 스스로 극복하길 바란 것이다. 피노는 잔여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더 등판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SK 와이번스는 잠실 원정에서 두산 베어스를 5대1로 꺾었다. ‘에이스’ 김광현은 5.1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았지만, 삼진 3개를 솎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두산 타선을 1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다.
광주=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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