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조범현 감독이 17일 LG 트윈스와 시범경기를 2시간여 앞두고 갑자기 타선 라인업을 바꿨다. 당초 5번 타자로 나설 예정이었던 유한준을 3번 타자로, 3번이었던 앤디 마르테는 4번, 4번이었던 김상현은 5번으로 내렸다.
kt는 시범경기 2주째에 접어든 지난 15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클린업트리오를 마르테-김상현-유한준으로 구성했다. 이 타순은 시범경기뿐 아니라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조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kt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장성호 KBSN 해설위원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현역 시절 정확한 타격 실력으로 ‘스나이퍼’라는 별명이 붙은 장성호 위원은 이날 kt-LG전 해설을 위해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찾았다. 경기 전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장성호는 이후 더그아웃을 찾아 스승인 조 감독에게 인사를 했다. 가벼운 안부를 주고받던 장성호는 이내 라인업을 확인한 뒤 조 감독에게 타순 조정에 대한 제의를 했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3번 타자로 뛰었던 유한준을 3번으로 올리고, ‘효자 용병’ 마르테를 4번으로 기용하는 것이 주요골자였다.
조 감독은 흔쾌히 장성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취재진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직접 타순을 고쳐 적었다. 조 감독은 “안 그래도 김상현의 타격 컨디션이 떨어져 오늘까지만 보고 클린업트리오에 변화를 주려던 차였다”며 “(장)성호가 이렇게 말을 하니 한 번 바꿔봐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성호 위원에게는 “오늘 점수 안 나기만 해봐라. 네 책임이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장성호 위원은 자신의 의견에 따라 실제 타순이 변경되자 멋쩍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성호 위원은 “지난 시즌 활약을 토대로 봤을 때 올해 kt는 유한준이 3번, 마르테가 4번으로 하는 타순 기용이 조금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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