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지붕을 받치는 기둥은 24개입니다. 하루 24시간, 1년 24절기 동안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법안처리실적은 31%으로 생산성이 매우 낮습니다. 국민 신뢰도는 17%, 국가 기관 중 꼴찌입니다. 성적표는 국민들로부터 F학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는 일의 효율성에 비해 많은 연봉과 특혜를 받는 곳이 바로 국회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면책과 불체포특권이 있고, 4년간 7천만원의 유지비를 지원받고, 보험료는 가장 싼 값으로 혜택을 받으며, KTX, 선박, 항공기 이용 요금조차 무료입니다. 또한, 보좌관 7명, 인턴 2명에 대한 인건비 연간 약 3억9천만원을 포함해서 국회의원 한사람 당 약 7억이 지급됩니다. 세계 어느 나라가 이만큼 국민세금으로 혜택을 주고 있을까요?
스웨덴과 우리나라 국회의원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스웨덴은 면책과 불체포특권, 개인 정책보좌관, 운전기사도 없습니다. 국제회의 참석차 외국 갈 때는 제일 싼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4년간 임시직이며, 재임기간동안 혼자 법안을 만들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재선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맡은 법안처리는 최선을 다하고 국회를 떠납니다.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떠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시행착오를 겪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올해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개혁하는 정책과 공약을 가진 후보에게 표를 줍시다. 이탈리아에서는 상원의원수를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였고, 자신들의 특권을 없애고 권한도 대폭 축소하는 등 그들 스스로가 개혁을 실천했습니다. 대만에서도 국회의원수를 225명에서 절반수준인 113명으로 줄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 특전, 특혜를 내려놓고 있는 상황인데도 우리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제20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사람 중에 국민세금으로 정책과 공약을 이행하려는 사람보다는 자기혁신으로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국회의원의 특혜’를 줄이고, ‘일 못하면’ 세비도 반납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표를 주어야 우리의 ‘귀족 국회’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길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한 번 유권자의 힘을 발휘하여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깨끗한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4년 전 제19대 총선 당시 선거사범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금품선거가 32.5% 흑색선전이 25.7%, 불법선전이 4.8%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깨끗한 선거라 하기 어렵습니다. 깨끗한 선거란 유권자는 올바른 양식과 판단으로 후보자를 선택하고, 후보자들은 법과원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며, 선거결과에 누구든지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를 의미합니다.
국민이 달라져야 이러한 선거판이 바뀔 수 있습니다. 후보자들은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깨끗한 선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작은 것 하나라도 올바르게 바꾸려는 용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풍토를 언제쯤 물려줄 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볼 때입니다.
깨끗한 선거는 대한민국의 얼굴입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합시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꽃을 피우는 길입니다.
김석희 전 광주ㆍ하남 교육지원청 교육장, 하남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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